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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생일이라고 친구가 선물해준 천체 망원경, 성능이 꽤 좋아 계수나무와 토끼씨의 달나라 분화구쯤 바로 코앞이다.
“감기 걸리시니 밖에 자주 들고 나가진 마시길.”
“우후훙. 염려 따윈 붙들어 매세요. 창문이 넓으니까 방에서 보면 되지.”
그러나 눈보라와 장맛비가 아니면 허구한 날 밖에 나가 오돌돌 떨면서 별구경이었다.
별볼일 없는 사람들은 정말 별을 보지 않고 살아간다. 짙은 매연과 황사, 날로 검은 밤이 되고 있지만 눈에 불을 켜면 보이지 않을 게 어디 있으랴. 동네 꼬마들은 천체 망원경에 군침을 흘린다. 그러나 밤마실이 쉽지 않으니 별구경은 독차지. 어린이날이라도 하룻밤 밖에 내다놓을 걸 그랬어. 남몰래 흐뭇해하며 지폐를 세고, 주식 시장의 동태를 살피고, 복권 당첨번호를 대조하는 눈 말고, 그대여- 별자리를 찾아보는 건 어떠신지. 머지않아 죽어서 별이 될 사람, 사람들이여-
나는 형이 둘 있었는데, 일찍 별이 되었다. 아버지도 별이 되시어 밤하늘 총총, 어머니도 곧 떠나시려는지 온몸에서 별빛이 흐른다. 나도 죽으면 별이 될 테지. 별자리도 없는 떠돌이별. 그대가 길을 잃고 헤맬 때 맨먼저 달려가 밝혀주려고….
〈임의진 |목사·시인〉
경향신문 입력: 2007년 05월 16일 18: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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