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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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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이여! 그대들은 알고 있지요. 남자들은 어린애 같다는 걸. 내 인생이 그대 손 안에 달렸다는 걸 잊지 마세요. 여인들이여! 날 그대 심장 가까이 안아 주세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내게서 떠나지 말아주세요. 별들 위에 새긴 말처럼 나는 변함없으리니….” 존 레논의 ‘Woman’을 틀어놓고 건너다보이는 마늘밭을 본다.
마늘밭에는 부녀회장님이 계시는데, 어르신은 돌아가시고 혼자서 마을을 지키고 계신다. 집을 지을 때 석축을 쌓는 문제로 밭에 혹시 토사가 흘러들까 노심초사하신 분이다. 뵐 때마다 죄송했다. 다행히 석축이 잘 쌓아져서 세 번 장마에도 까딱없었다. 이크, 눈이 마주쳤다. 부녀회장님은
“마늘쫑 뜯어드리까? 해 자실 줄 아시오?” 그러신다.
“필요한 거 있음 아무 때나 내 밭이다 생각하고 뜯어 자셔.”
남편 떠나고, 할머니 나이가 되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편안해진 그녀는 마을에서 처음으로 내게 더운 음식을 가져와 나눠먹자 하였다. 여자들의 관대함과 사랑, 그것으로 세상은 오늘도 멀쩡할 수 있는 것이다. 내 저녁 식탁이 초라하지 않는 것이다. 여자들이 심장 가까이 안아주기 때문이란다. 존 레논은 참말 노랫말을 귀신같이 잘 쓴단 말이야.
〈임의진/목사·시인〉
입력: 2007년 06월 13일 1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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