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
멧새들 누고 간 똥이 현관 앞에 질펀하다. 방안에 있는데 띠알때알 거리더라니. 뉘 집 흉을 그리 보고 간 게냐. 칭찬에 표창을 하진 못하더라도 흉은 보지를 말거라. 이 몸 게을러서 마당이 풀밭 되어버렸어도, 누구 부부싸움으로 밥그릇이 마당까지 날아갔대도, 건넛마을 홀아비 영감탱이 농약을 마셨어도, 택시 값이 천원 인상되었다고 천원어치 더 태워 달라 버틴 아짐씨 이야기며, 재미는 있더라만 흉 볼 일은 아니구나.
전화벨 울리는 소리보다 새소리가 훨씬 잦은 밤, 자식네서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시름이며 고달픔 모두 씻어낸다. “잘 사냐. 아그들은… 아침 믹여서 학교는 보내냐. 애비는 요새 으짜냐. 어디 아픈 데는 없냐. 김치는 안 떨어지고 있냐? 부쳐 주까잉?” 딸깍 전화가 끊어지면 일단 한번 눈물을 훔친다. 멧새도 처마 밑에 잠들려다 동시에 눈물을 떨군다. 저도 엄마 생각이 나서다.
그깟 전화 한 통 못하고 바삐 사는 자식들이 뭐가 좋다고, 노인들은 보리타작 끝나자 미숫가루를 만들고 있더라. 공부하는 손자들 간식이라도 먹여야 되겠다며.
〈임의진|목사·시인〉 2007년 06월 20일
첫 페이지
216
217
218
219
220
221
222
223
224
225
226
227
228
229
230
231
232
233
234
235
236
237
238
239
240
241
242
243
244
245
246
247
248
249
250
251
252
253
254
255
256
257
258
259
260
261
262
263
264
265
266
267
268
269
270
271
272
273
274
275
276
277
278
279
280
281
282
283
284
285
286
287
288
289
290
291
292
293
294
295
296
297
298
299
300
301
302
303
304
305
306
307
308
309
310
311
312
313
314
315
끝 페이지
|
|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