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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파출소에는 취미삼아 서예 공부를 하는 하순경과 단짝후배 홍순경이 있다. 경찰에게 밥을 사는 사람들 이야기야 과거 흔했을 테지만, 경찰에게 밥을 얻어먹는 경우도 생긴 세상이 되었다. 과거 공권력 남용 시대에 나는 정보과 형사를 자주 대면해야 했다. 지금은 경찰 친구들이 여럿 생겨, 지지고 볶고 사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세상이 이보다 더 좋아져야 하리라. 아이들이 울 때 경찰 아저씨를 부른다 해도 꿈쩍 않고 엉엉 운다면, 그게 좋은 세상이다.
교대로 쉬는 날이란다. 같이 밥 먹으며 면소재지에 있는 십여 가구 넘는다는 베트남에서 시집온 아낙들 이야기를 했다. 한번은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편이 두려워 자해를 시도하는 베트남 아낙을 말린 일도 있다고. 이후로 베트남 아낙에게는 친정 오빠 같을 경찰 아저씨들. 따뜻하고 친절한 경찰관들이랑 이웃하여 참말 고맙다. 나는 개장수들이 혹시 우리 집 견공들을 도둑질 할지 모르니 순찰을 잘 도시라고 주문! 경찰 아저씨들은 심지어 동네 개들까지 지켜야 한다. 다음번에는 내가 된장국 끓여 점심 한 끼 대접할 작정이다. 물론 개가 없어지면 국물도 없다. 히-.
〈임의진|목사·시인〉 2007년 0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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