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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옥수수로 산다. 요 맛난 찰옥수수. 귀가 꽉 먹은 할미가 열 개 따서 다섯 개 나눠주셨다. 보글대는 된장 뚝배기와 김이 펄펄 나는 옥수수 냄비, 고추도 서너 개 따서 밥상에 올렸지.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구나.
담뿍 햇살 담은 옥수수. 그래선지 대낮만큼 환한 연노랑 옥수수. 쇠딱따구리가 구멍을 파듯 연신 옥수수에 입을 가져간다. 미숫가루로 션찮게 때운 조반이라 배가 몹시 고팠다. 마땅한 주전부리도 없었는데 때마침 옥수수가 생겼구나.
마당에 풀을 뽑고 된바람에 톡 떨어진 감들 아까워 동동거리다가 아침나절이 훌쩍 지나갔다. 하루 세끼가 금방금방 닥친다. 옥수수를 까는데 수염이 하얗더라. 올해 들어 내 수염도 죄 하얗게 새버렸다. 아직 창창한 나이인데 무슨 일인가 싶구나. 내년에도 저 후년에도 옥수수를 쪄먹을 수 있기를. 내게 그리하셨던 것처럼, 절반, 그대와 나눠먹으며 작은 행복에 감사하리라. 거창한 무슨 야망이 내게는 없다. 덧없고 부질없는 허깨비들에 끌려다니지 말 일이다. 옥수수처럼 안으로 찰지고 야물게 익으면 그로서 족하다. 세월이 나와 그대에게 그런 기간이기를
〈임의진|목사·시인〉 2007년 0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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