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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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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하셨던 어머니가 급작스레 돌아가셨다. 팔순을 넘게 사셨으니 호상이며, 고생 없이 주무시듯 가셨으니 복된 줄 알라 위로를 주셨으나, 마음 한 켠 어찌 허전하고 섭섭하지 않으랴. 온후한 분이셨다. 임종 순간도 성품처럼 고요하셨다. 장례 절차마다 전에 살았던 남녘 식구들이 여차저차 애를 써주셨다. 지금 사는 대방리 동네 분들도, 이장님께 알리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들으시고 조문하여 주셨다.
“낼이 지삿날이어가꼬 안에는 못들어간단 말이요. 요라고 부조만 허고 가도 서운히 생각지는 마시요이.”
뽀짝 아랫집 형수가 손을 잡아주셨다. 승용차로는 가까운 길을, 버스 여러 번 갈아타고 고생하여 찾아오신 눈치다.
내가 이 지구별로 불쑥 얼굴을 내밀 수 있었던 ‘문(門)’인 어머니, 어머니가 흙으로, 땅으로 돌아가셨다. 흙은 곧 문이 아니겠는가. 새로운 생명이 고개를 내미는 문, 그러다 먼 하늘로 떠나는 문, 영원한 삶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텃밭에 갈 때, 흙을 손으로 만질 때, 맨발로 해변 모래사장을 밟을 때, 예사롭지 않은 마음이 들게 될 것이다. 나 지금, 내 어머니인 흙을 지그시 바라본다.
〈임의진|목사·시인〉 2007년 09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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