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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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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8 좋은 것을 전할 때일수록
한 번은 경험삼아 벼룩시장에 나가본 적이 있습니다. 구경을 하거나 물건을 사러 간 것이 아니라 물건을 팔기 위해서였습니다. 가까이 지내는 몇 몇 사람이 각자 팔 만한 물건들을 챙겨 장터로 나갔지요.
독일의 벼룩시장은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이 하도 질서정연하다보니 때로는 숨이 막힐 것처럼 답답하게 여겨지기도 하는데, 벼룩시장의 모습은 전혀 다릅니다. 한국의 재래시장처럼 많은 사람들로 번잡하고 시끄럽기도 하고 값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마치 막혔던 숨통이 트이는 듯한 느낌을 벼룩시장을 찾을 때마다 느끼곤 하지요.
일정한 장소 사용료를 내고 한 쪽 구석에 자리를 폈습니다. 그래야 조그마한 좌판이었습니다. 바람을 쐴 겸 몇 번 벼룩시장을 다녀본 경험이 있지만, 물건을 팔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쑥스럽지 않을까 했던 염려는 기우였습니다. 물건을 파는 사람은 파는 사람대로, 사는 사람은 사는 사람대로 그것을 즐기는 벼룩시장의 분위기에 금방 익숙해졌으니까요.
물건을 팔고 있을 때 한 독일할머니가 다가오시더니 반지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액세서리로 만든 값싼 반지였습니다. 손가락에 끼어보기도 하며 한참 동안 반지를 고른 할머니가 마침내 반지 하나를 결정하여 값을 치렀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우리는 할머니가 예쁜 반지를 사 가시는 모습을 보며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쇤 할머니가 알록달록 원색의 색깔이 어울린 반지를 고른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지요. 그런데 그 때 생각지 못했던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반지를 사 가지고 저만치 걸어가던 할머니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정색을 하면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왜 웃느냐고, 웃는 모습에 기분이 언짢다는 것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우리가 웃는 모습을 보며 당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했던 것이었습니다. 우린 예쁜 반지를 사는 할머니가 재밌고 좋고 아름답게 보여서 웃었던 것이었는데, 할머니는 당신을 보고서 비웃은 것으로 생각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미처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불쾌한 얼굴로 자리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돌아서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의 마음은 미안하기도 했고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런 일은 문화의 차이에서 생긴 문제일 수도 있고, 언어소통이 되지 않아 생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은 소중한 경험으로 다가왔습니다.
문화나 언어보다 앞서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세심하고 따뜻한 배려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물은 무엇을 주느냐 하는 것보다도 어떻게 주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선물의 내용보다도 어떤 마음으로 전하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을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늘 경험을 합니다.
좋은 것을 전할 때일수록 세심하고 따뜻하게 전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2007.8.12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한 번은 경험삼아 벼룩시장에 나가본 적이 있습니다. 구경을 하거나 물건을 사러 간 것이 아니라 물건을 팔기 위해서였습니다. 가까이 지내는 몇 몇 사람이 각자 팔 만한 물건들을 챙겨 장터로 나갔지요.
독일의 벼룩시장은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이 하도 질서정연하다보니 때로는 숨이 막힐 것처럼 답답하게 여겨지기도 하는데, 벼룩시장의 모습은 전혀 다릅니다. 한국의 재래시장처럼 많은 사람들로 번잡하고 시끄럽기도 하고 값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마치 막혔던 숨통이 트이는 듯한 느낌을 벼룩시장을 찾을 때마다 느끼곤 하지요.
일정한 장소 사용료를 내고 한 쪽 구석에 자리를 폈습니다. 그래야 조그마한 좌판이었습니다. 바람을 쐴 겸 몇 번 벼룩시장을 다녀본 경험이 있지만, 물건을 팔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쑥스럽지 않을까 했던 염려는 기우였습니다. 물건을 파는 사람은 파는 사람대로, 사는 사람은 사는 사람대로 그것을 즐기는 벼룩시장의 분위기에 금방 익숙해졌으니까요.
물건을 팔고 있을 때 한 독일할머니가 다가오시더니 반지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액세서리로 만든 값싼 반지였습니다. 손가락에 끼어보기도 하며 한참 동안 반지를 고른 할머니가 마침내 반지 하나를 결정하여 값을 치렀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우리는 할머니가 예쁜 반지를 사 가시는 모습을 보며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쇤 할머니가 알록달록 원색의 색깔이 어울린 반지를 고른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지요. 그런데 그 때 생각지 못했던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반지를 사 가지고 저만치 걸어가던 할머니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정색을 하면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왜 웃느냐고, 웃는 모습에 기분이 언짢다는 것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우리가 웃는 모습을 보며 당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했던 것이었습니다. 우린 예쁜 반지를 사는 할머니가 재밌고 좋고 아름답게 보여서 웃었던 것이었는데, 할머니는 당신을 보고서 비웃은 것으로 생각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미처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불쾌한 얼굴로 자리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돌아서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의 마음은 미안하기도 했고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런 일은 문화의 차이에서 생긴 문제일 수도 있고, 언어소통이 되지 않아 생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은 소중한 경험으로 다가왔습니다.
문화나 언어보다 앞서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세심하고 따뜻한 배려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물은 무엇을 주느냐 하는 것보다도 어떻게 주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선물의 내용보다도 어떤 마음으로 전하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을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늘 경험을 합니다.
좋은 것을 전할 때일수록 세심하고 따뜻하게 전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2007.8.12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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