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프란체스코와 늑대

이현주 이현주............... 조회 수 2396 추천 수 0 2008.02.09 00:24:18
.........
905.<과노긔이야기36/드림>중에서  

프란체스코와 늑대

프란체스코 성인은 모든 동물을 사랑했다. 비온 뒤에는, 길바닥에 나와 있는 지렁이들을 발에 밟히지 않도록 안전한 곳에 옮겨주느라고 그의 걸음이 느려졌다.
그는 자신의 움집에 살고 있는 쥐들에게 이름도 지어주고 먹을 것도 주었다. 그가 죽던 날 밤, 종달새들이 그를 위해 노래를 불렀다고도 한다.
프란체스코와 인연을 맺은 동물들 가운데 아마도 가장 유명한 동물은 구비오 마을에서 사람들을 공포로 떨게 했던 늑대일 것이다. 놈은 가축들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해쳤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기를 지니고 다녔지만, 몽둥이나 쇠꼬챙이 정도로는 놈의 날카로운 이빨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어느 날, 프란체스코가 구비오 마을을 방문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늑대를 조심하라고 일러주었다. “늑대가 덤벼들지 모르니, 문밖을 혼자서 다니지 마십시오.”
프란체스코는 그들에게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의 주인이십니다.”
그런 다음, 방패도 헬멧도 몽둥이도 들지 않고 들판으로 나아갔다. 용감한 농부 몇이 멀리서 그의 뒤를 따라갔다. 프란체스코와 늑대가 만나는 장면을 보려고 지붕이나 나무 위로 올라간 사람들도 있었다.
이내, 늑대가 들판에 모습을 나타냈다. 놈은 프란체스코를 발견하고 이빨을 드러내어 으르렁거리며 달려왔다. 프란체스코가 십자성호를 긋고 늑대에게 말했다. “늑대 형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네. 나도 다른 누구도 해치지 말게!”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늑대가 달려오던 걸음을 멈추며 이빨을 감추었다. 프란체스코가 가까이 오라고 말하자, 늑대는 머리를 숙이고 가까이 와서, 마치 어린 양처럼, 성인의 발치에 웅크리고 앉았다.
프란체스코가 말했다. “늑대 형제, 그대는 이 지역에서 하느님의 자녀들을 많이 해쳤고 그래서 큰 죄를 지었네. 그대가 숨지게 한 사람들은 하느님 모습으로 지어진 피조물일세. 그대는 살인 늑대로서 죽임을 당해도 할 말이 없게 되었고, 온 마을이 그대를 적으로 삼고 있네. 하지만 늑대 형제여, 나는 그대와 구비오 마을 사람들이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싶네.”
늑대가 성자의 제안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몸으로 보여주었다.
프란체스코가 말을 이었다. “그대가 평화를 지키기로 약속한다면 내가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여, 자네에게 날마다 먹을 것을 주어서 다시는 배고프지 않도록 해주겠네. 나는 그대가 가축들과 사람들을 해친 것이 너무나도 배가 고팠기 때문임을 알고 있다네. 그 대신, 그대도 두 번 다시 가축과 사람들을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해. 그럴 수 있겠나?”
늑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프란체스코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자, 그럼 늑대 형제, 우리 서로 약속했네.”
늑대가 앞발을 내밀어 성인의 손 위에 얹었다. 그런 다음, 온순한 양처럼, 프란체스코의 뒤를 따라 마을로 들어왔다.
프란체스코는 모여든 사람들에게, 지옥의 불길이 늑대 이빨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이라고 설교했다. 그러고는, 당신들이 늑대에게 먹을 것을 주면 다시는 늑대가 가축과 사람들을 해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뒤로 구비오 마을 사람들과 늑대는 프란체스코가 만들어준 약속을 성실하게 지켰다. 늑대는 이집 저집 다니며 먹을 것을 얻었고, 가축도 사람도 해치지 않았다. 아무도 늑대를 겁내지 않았고, 마을의 개들조차 늑대를 보고 짖어대지 않았다.
이태 뒤에 늑대가 죽었다. 구비오 마을 사람들은 프란체스코 성인의 자애로운 모습을 생각나게 해주던 평화롭고 의젓한 늑대를 다시 볼 수 없게 되어 깊은 슬픔에 잠겼다.
기도: 주님, 저는 이 이야기가 절대로 꾸며 만든 픽션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저도, 아니, 다른 누구라도, 프란체스코처럼 당신을 가까이 모시고 산다면 얼마든지 사나운 늑대와 말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늑대는 관두고 사람하고도 말이 통하지를 않으니 이 일을 어쩌면 좋습니까? 그게 본디 그렇다고요? 사람이 가장 말을 나누기 어려운 상대가 바로 사람이라고요?
예, 그래서 주님도 어떤 사람 앞에서는 입을 다무셨군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프란체스코 성인처럼 생명 있는 모든 것들과 통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부디 저를 이끌어주십시오. 그렇게 되기 위하여, 당신을 더욱 가까이 모시고 살게 해주십시오. ⓒ이현주 (목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17 이해인 건망증 이해인 2005-03-25 2393
5216 이해인 촛불 -말은 이미 이해인 2005-04-01 2393
5215 한희철 2314 따뜻한 집 한 채 한희철 2007-10-08 2393
5214 이현주 너는 천사다 이현주 2012-06-25 2394
5213 김남준 광야에서 경험한 하나님 김남준 2005-07-02 2395
5212 김남준 싸우며 나아갑시다 김남준 2005-08-11 2396
» 이현주 프란체스코와 늑대 이현주 2008-02-09 2396
5210 이현주 100. 60. 30인가? 30, 60, 100인가? (마13:3-9) 이현주 2012-03-22 2396
5209 임의진 [시골편지] 대지의 노래 file 임의진 2011-09-04 2397
5208 이현주 주인어른 말씀인즉, 이현주 2012-05-02 2397
5207 김남준 회개가 기도의 문을 엽니다. 김남준 2005-01-14 2398
5206 이해인 도라지꽃 이해인 2005-04-05 2398
5205 이현주 언제 아침이 시작되는가? 이현주 2007-10-25 2398
5204 이현주 내가 너를 위하여 낮의 길이를 늘렸다 이현주 2008-01-13 2398
5203 이현주 성인에게는 스케줄이 없다 이현주 2005-04-09 2399
5202 이현주 그렇다, 예수여. 이현주 2012-06-10 2399
5201 이해인 춘분일기 이해인 2005-03-25 2400
5200 이현주 오존층 구멍 이현주 2005-05-16 2400
5199 한희철 2569.중복 한희철 2012-01-26 2400
5198 한희철 부득이한 것으로 한희철 2012-05-07 2400
5197 필로칼리아 행동 최용우 2012-03-14 2401
5196 이해인 눈꽃아가3 이해인 2005-03-04 2402
5195 이해인 밤 바다 이해인 2005-05-17 2402
5194 이해인 열두 빛깔 편지 이해인 2005-07-17 2403
5193 한희철 2265. 나 돌아가리라 한희철 2006-11-19 2403
5192 한희철 2325.인스턴트 시대와 귀곡성 한희철 2007-10-29 2403
5191 이현주 하룻밤 사이에 열매맺는 사과 이현주 2008-01-13 2403
5190 이현주 아무것도 잡으려 하지 마라. 이현주 2012-05-05 2403
5189 한희철 어느 날의 풍경 한희철 2012-07-16 2403
5188 한희철 2309. 포도주통을 채운 맹물 한희철 2007-10-08 2404
5187 김남준 사탄의 공격을 잠재우는 세 가지 무기 김남준 2005-01-31 2405
5186 이해인 고운 말 이해인 2005-07-23 2405
5185 김남준 설교할 내용을 마음에 불붙이는 작업 김남준 2005-07-02 2406
5184 이현주 왜 지나쳐 가시려고 했을까? (막6:47-48) 이현주 2012-03-16 2406
5183 김남준 교회를 기도하는 집으로 만들자 김남준 2005-01-22 2407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