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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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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5.<과노긔이야기36/드림>중에서
프란체스코와 늑대
프란체스코 성인은 모든 동물을 사랑했다. 비온 뒤에는, 길바닥에 나와 있는 지렁이들을 발에 밟히지 않도록 안전한 곳에 옮겨주느라고 그의 걸음이 느려졌다.
그는 자신의 움집에 살고 있는 쥐들에게 이름도 지어주고 먹을 것도 주었다. 그가 죽던 날 밤, 종달새들이 그를 위해 노래를 불렀다고도 한다.
프란체스코와 인연을 맺은 동물들 가운데 아마도 가장 유명한 동물은 구비오 마을에서 사람들을 공포로 떨게 했던 늑대일 것이다. 놈은 가축들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해쳤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기를 지니고 다녔지만, 몽둥이나 쇠꼬챙이 정도로는 놈의 날카로운 이빨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어느 날, 프란체스코가 구비오 마을을 방문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늑대를 조심하라고 일러주었다. “늑대가 덤벼들지 모르니, 문밖을 혼자서 다니지 마십시오.”
프란체스코는 그들에게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의 주인이십니다.”
그런 다음, 방패도 헬멧도 몽둥이도 들지 않고 들판으로 나아갔다. 용감한 농부 몇이 멀리서 그의 뒤를 따라갔다. 프란체스코와 늑대가 만나는 장면을 보려고 지붕이나 나무 위로 올라간 사람들도 있었다.
이내, 늑대가 들판에 모습을 나타냈다. 놈은 프란체스코를 발견하고 이빨을 드러내어 으르렁거리며 달려왔다. 프란체스코가 십자성호를 긋고 늑대에게 말했다. “늑대 형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네. 나도 다른 누구도 해치지 말게!”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늑대가 달려오던 걸음을 멈추며 이빨을 감추었다. 프란체스코가 가까이 오라고 말하자, 늑대는 머리를 숙이고 가까이 와서, 마치 어린 양처럼, 성인의 발치에 웅크리고 앉았다.
프란체스코가 말했다. “늑대 형제, 그대는 이 지역에서 하느님의 자녀들을 많이 해쳤고 그래서 큰 죄를 지었네. 그대가 숨지게 한 사람들은 하느님 모습으로 지어진 피조물일세. 그대는 살인 늑대로서 죽임을 당해도 할 말이 없게 되었고, 온 마을이 그대를 적으로 삼고 있네. 하지만 늑대 형제여, 나는 그대와 구비오 마을 사람들이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싶네.”
늑대가 성자의 제안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몸으로 보여주었다.
프란체스코가 말을 이었다. “그대가 평화를 지키기로 약속한다면 내가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여, 자네에게 날마다 먹을 것을 주어서 다시는 배고프지 않도록 해주겠네. 나는 그대가 가축들과 사람들을 해친 것이 너무나도 배가 고팠기 때문임을 알고 있다네. 그 대신, 그대도 두 번 다시 가축과 사람들을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해. 그럴 수 있겠나?”
늑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프란체스코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자, 그럼 늑대 형제, 우리 서로 약속했네.”
늑대가 앞발을 내밀어 성인의 손 위에 얹었다. 그런 다음, 온순한 양처럼, 프란체스코의 뒤를 따라 마을로 들어왔다.
프란체스코는 모여든 사람들에게, 지옥의 불길이 늑대 이빨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이라고 설교했다. 그러고는, 당신들이 늑대에게 먹을 것을 주면 다시는 늑대가 가축과 사람들을 해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뒤로 구비오 마을 사람들과 늑대는 프란체스코가 만들어준 약속을 성실하게 지켰다. 늑대는 이집 저집 다니며 먹을 것을 얻었고, 가축도 사람도 해치지 않았다. 아무도 늑대를 겁내지 않았고, 마을의 개들조차 늑대를 보고 짖어대지 않았다.
이태 뒤에 늑대가 죽었다. 구비오 마을 사람들은 프란체스코 성인의 자애로운 모습을 생각나게 해주던 평화롭고 의젓한 늑대를 다시 볼 수 없게 되어 깊은 슬픔에 잠겼다.
기도: 주님, 저는 이 이야기가 절대로 꾸며 만든 픽션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저도, 아니, 다른 누구라도, 프란체스코처럼 당신을 가까이 모시고 산다면 얼마든지 사나운 늑대와 말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늑대는 관두고 사람하고도 말이 통하지를 않으니 이 일을 어쩌면 좋습니까? 그게 본디 그렇다고요? 사람이 가장 말을 나누기 어려운 상대가 바로 사람이라고요?
예, 그래서 주님도 어떤 사람 앞에서는 입을 다무셨군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프란체스코 성인처럼 생명 있는 모든 것들과 통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부디 저를 이끌어주십시오. 그렇게 되기 위하여, 당신을 더욱 가까이 모시고 살게 해주십시오. ⓒ이현주 (목사)
프란체스코와 늑대
프란체스코 성인은 모든 동물을 사랑했다. 비온 뒤에는, 길바닥에 나와 있는 지렁이들을 발에 밟히지 않도록 안전한 곳에 옮겨주느라고 그의 걸음이 느려졌다.
그는 자신의 움집에 살고 있는 쥐들에게 이름도 지어주고 먹을 것도 주었다. 그가 죽던 날 밤, 종달새들이 그를 위해 노래를 불렀다고도 한다.
프란체스코와 인연을 맺은 동물들 가운데 아마도 가장 유명한 동물은 구비오 마을에서 사람들을 공포로 떨게 했던 늑대일 것이다. 놈은 가축들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해쳤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기를 지니고 다녔지만, 몽둥이나 쇠꼬챙이 정도로는 놈의 날카로운 이빨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어느 날, 프란체스코가 구비오 마을을 방문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늑대를 조심하라고 일러주었다. “늑대가 덤벼들지 모르니, 문밖을 혼자서 다니지 마십시오.”
프란체스코는 그들에게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의 주인이십니다.”
그런 다음, 방패도 헬멧도 몽둥이도 들지 않고 들판으로 나아갔다. 용감한 농부 몇이 멀리서 그의 뒤를 따라갔다. 프란체스코와 늑대가 만나는 장면을 보려고 지붕이나 나무 위로 올라간 사람들도 있었다.
이내, 늑대가 들판에 모습을 나타냈다. 놈은 프란체스코를 발견하고 이빨을 드러내어 으르렁거리며 달려왔다. 프란체스코가 십자성호를 긋고 늑대에게 말했다. “늑대 형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네. 나도 다른 누구도 해치지 말게!”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늑대가 달려오던 걸음을 멈추며 이빨을 감추었다. 프란체스코가 가까이 오라고 말하자, 늑대는 머리를 숙이고 가까이 와서, 마치 어린 양처럼, 성인의 발치에 웅크리고 앉았다.
프란체스코가 말했다. “늑대 형제, 그대는 이 지역에서 하느님의 자녀들을 많이 해쳤고 그래서 큰 죄를 지었네. 그대가 숨지게 한 사람들은 하느님 모습으로 지어진 피조물일세. 그대는 살인 늑대로서 죽임을 당해도 할 말이 없게 되었고, 온 마을이 그대를 적으로 삼고 있네. 하지만 늑대 형제여, 나는 그대와 구비오 마을 사람들이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싶네.”
늑대가 성자의 제안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몸으로 보여주었다.
프란체스코가 말을 이었다. “그대가 평화를 지키기로 약속한다면 내가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여, 자네에게 날마다 먹을 것을 주어서 다시는 배고프지 않도록 해주겠네. 나는 그대가 가축들과 사람들을 해친 것이 너무나도 배가 고팠기 때문임을 알고 있다네. 그 대신, 그대도 두 번 다시 가축과 사람들을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해. 그럴 수 있겠나?”
늑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프란체스코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자, 그럼 늑대 형제, 우리 서로 약속했네.”
늑대가 앞발을 내밀어 성인의 손 위에 얹었다. 그런 다음, 온순한 양처럼, 프란체스코의 뒤를 따라 마을로 들어왔다.
프란체스코는 모여든 사람들에게, 지옥의 불길이 늑대 이빨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이라고 설교했다. 그러고는, 당신들이 늑대에게 먹을 것을 주면 다시는 늑대가 가축과 사람들을 해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뒤로 구비오 마을 사람들과 늑대는 프란체스코가 만들어준 약속을 성실하게 지켰다. 늑대는 이집 저집 다니며 먹을 것을 얻었고, 가축도 사람도 해치지 않았다. 아무도 늑대를 겁내지 않았고, 마을의 개들조차 늑대를 보고 짖어대지 않았다.
이태 뒤에 늑대가 죽었다. 구비오 마을 사람들은 프란체스코 성인의 자애로운 모습을 생각나게 해주던 평화롭고 의젓한 늑대를 다시 볼 수 없게 되어 깊은 슬픔에 잠겼다.
기도: 주님, 저는 이 이야기가 절대로 꾸며 만든 픽션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저도, 아니, 다른 누구라도, 프란체스코처럼 당신을 가까이 모시고 산다면 얼마든지 사나운 늑대와 말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늑대는 관두고 사람하고도 말이 통하지를 않으니 이 일을 어쩌면 좋습니까? 그게 본디 그렇다고요? 사람이 가장 말을 나누기 어려운 상대가 바로 사람이라고요?
예, 그래서 주님도 어떤 사람 앞에서는 입을 다무셨군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프란체스코 성인처럼 생명 있는 모든 것들과 통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부디 저를 이끌어주십시오. 그렇게 되기 위하여, 당신을 더욱 가까이 모시고 살게 해주십시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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