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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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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4.<과노긔이야기55/드림>중에서
충신 이사크의 보물
이사크는 올라프 왕이 가장 신임하는 측근이었다. 어전회의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왕 오른쪽에 그가 앉아 있었다.
처음 왕이 그를 발탁했을 때 이사크는 해어진 구두에 낡은 양가죽 외투를 걸친 가난한 양치기였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왕은 단순하기 짝 없는 이사크의 지혜와 정직함에 반하여 그를 왕실 고위직에 앉혔다. 몇 달 되지 않아 이사크는 왕실 보물창고를 지키는 중직에 임명되었다.
이사크는 왕실 보물창고에 있는 품목들의 상태와 수량을 매달 보고했고, 뿐만 아니라 왕궁의 모든 방에 갖추어져 있는 가구들의 상태와 수량도 보고를 했다. 그런데, 왕궁 한 건물 옥탑방에 들어있는 것만은 보고 대상에서 늘 제외되었다. 이사크는 날마다 정오 무렵에 혼자 그 옥탑방에 들어가 한참 머물다가 나오곤 했다. 그 방 열쇠가 이사크에게만 있었으므로 아무도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루는 올라프 왕이 신하들의 충성심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그들을 모두 큰 홀에 불러다 놓고, 아름답게 빛나는 커다란 진주를 보여주었다.
첫 번째 신하에게 왕이 물었다. “이 진주의 가치가 얼마쯤 되겠나?”
“황금 열 수레도 넘을 것입니다.”
머뭇거리며 대답하는 그에게 왕이 명했다. “깨뜨려 부셔라!”
“그럴 순 없습니다. 저렇게 값진 보물을 깨뜨려 부수라니요?”
신하가 펄쩍 뛰자 왕이 말했다. “그렇겠지?”
왕이 두 번째 신하에게 물었다. “그대도 이 진주가 값진 물건이라고 보는가?”
“물론입니다, 전하. 왕국의 반을 줘도 이런 물건하고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그에게 왕이 명했다. “깨뜨려 부셔라!”
“저렇게 값지고 아름다운 진주를 깨뜨리면 전하의 명예가 손상될 것입니다.”
왕이 부드럽게 말했다. “그렇겠지? 고맙네.”
이렇게 돌아가며 신하들에게 진주를 깨뜨리라고 명했지만 그때마다 거절당했고, 왕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이윽고 왕이 이사크에게 물었다. “이 진주의 가치가 얼마나 되겠느냐?”
“제가 지금까지 본 황금을 모두 합쳐도 이 진주만큼 값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깨뜨려라!”
그러자 이사크는 지체 없이 곁에 있던 커다란 망치로 진주를 내리쳐 박살을 냈다. 신하들이 깜짝 놀라 이사크를 성토했다.“당신 미쳤군! 미쳤어.”
이사크가 손을 들고 그들에게 물었다. “진주와 왕명, 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귀한 것이오? 누가 왕명보다 돌덩이 하나를 더 귀하게 여긴다면, 과연 그를 충신이라고 할 수 있겠소?”
그의 말에 신하들 모두 고개를 숙였다. “진주에 눈이 멀어 왕명을 거역했습니다. 어리석은 저희를 죽여주십시오.”
왕이 손을 들어 칼을 가져오라고 시켰다.
이사크가 급히 나서서 왕에게 말했다. “전하, 저들을 살려주십시오. 이참에 너그러운 용서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십시오.”
왕이 감동하여 그들을 용서하였다. 신하들은 충성을 맹세하고 풀려났지만, 속으로 이사크를 미워하게 되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왕이 이사크를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하도록 꼬투리를 잡으려고 기회를 노렸다.
드디어, 매일 정오에 옥탑방으로 혼자 들어갔다가 나오는 이사크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그들이 서로 물었다. “저 비밀 장소에 무엇을 감추어 놓았을까?”
“틀림없이 임금님 보물을 훔쳐다가 저 방에 숨겨 놓았을 거야. 왕실 보물창고 열쇠가 그에게 있거든.”
날마다 그들의 의심은 굳어졌고, 마침내 왕에게 고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전하, 이사크가 왕실 보물을 훔치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겉으로 보기하고는 많이 다른 사람이지요.”
왕이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그들에게 말했다. “나도 이사크가 혼자서 옥탑방에 드나들고 있는 줄 알고 있다. 그렇지만 한 번도 거기에 무엇이 있느냐고 묻지 않았다. 좋다. 그러면 너희가 직접 그 방을 뒤져보아라. 거기에 무엇이 있든지, 찾아낸 사람이 임자다.”
신하들이 다투어 옥탑방으로 달려가 문을 부수고 감추어진 보물을 찾아 눈을 번뜩였다. 그런데 결과는 너무 실망스러웠다. 텅 빈 방에 허름한 양가죽 옷 한 벌과 낡은 구두 한 켤레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던 것이다.
“틀림없이 어딘가에 금을 감춰 두었을 거야!” 그들은 천정을 헐고 벽을 부수고 난장판을 만들었지만 끝내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이사크를 데리고 왕이 나타났다. “모두들 이제 부자가 됐겠군. 그래, 무엇을 찾아내었느냐?”
신하들이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용서하십시오, 전하. 저 낡은 구두와 양가죽 옷 말고는 방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왕이 이사크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대가 감추어둔 보물이 저것인가? 왜 저 물건들을 저렇게 소중히 모셔두었는지, 어디 그 이유를 말해보시게.”
이사크가 대답했다. “전하께서 부르셨을 때 저에게는 저 물건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저에게 있는 것은 모두 전하께서 주신 선물이지요. 전하의 은혜가 없었다면 제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겠습니까?”
“..........”
“여전히 낡은 구두에 헌옷을 걸친 양치기겠지요. 저는 날마다 이 방에 와서 처음 이리로 오게 되었을 때의 제 모습을 떠올려보곤 했습니다. 이 옷은 저에게 지금 있는 자리에 집착하지 말라고, 더 큰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일러주지요. 또 이 구두는 저의 비천한 태생을 항상 기억하라고 말해줍니다. 옛말에 ‘고마워할 줄 아는 마음이 참된 예배의 시작’이라고 했지요.”
여기까지 말하고 이사크는 왕에게 절을 했다. “저를 믿어주셔서 진정으로 고맙습니다.”
왕이 빙그레 웃었다. “나도 그대가 겸손하고 정직하게 내 일을 맡아줘서 매우 기쁘오. 나는 한 번도 그대를 의심하지 않았소.”
이어서 신하들에게 말했다. “이 방을 깨끗이 보수하여 전처럼 만들어 놓고 거기에 낡은 구두와 헌옷을 모셔두어라. 저것들은 그 어떤 황금보다 훨씬 값진 보물이다.”
이사크는 그 뒤로도 계속 올라프 왕의 신임을 받으며 높은 벼슬을 하다가 죽었다. 그가 죽자 그의 낡은 구두와 양가죽 옷은 왕실 보물창고에 보관되었다.
기도: 주님, 제가 세상에 올 때 벌거숭이 몸뚱이 말고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꾸만 잊어먹습니다.
그래서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을 하고 공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터무니없는 욕심을 부리고 잡을 수 없는 것을 잡으려고 헛수고를 합니다.
주님, 제가 어미 몸에서 탯줄 하나 배꼽에 달고 나오던 그 순간을 잊지 않게 도와주십시오.
아울러, 왔을 때처럼 그렇게 낡은 몸뚱이 하나 벗어놓고 돌아가야 하는 그 순간도 유념하며 살게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공연한 걱정이나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터무니없는 욕심이나 집착을 끊어버리고, 오직 감사와 기쁨으로 살아가게 해주십시오. ⓒ이현주 (목사)
충신 이사크의 보물
이사크는 올라프 왕이 가장 신임하는 측근이었다. 어전회의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왕 오른쪽에 그가 앉아 있었다.
처음 왕이 그를 발탁했을 때 이사크는 해어진 구두에 낡은 양가죽 외투를 걸친 가난한 양치기였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왕은 단순하기 짝 없는 이사크의 지혜와 정직함에 반하여 그를 왕실 고위직에 앉혔다. 몇 달 되지 않아 이사크는 왕실 보물창고를 지키는 중직에 임명되었다.
이사크는 왕실 보물창고에 있는 품목들의 상태와 수량을 매달 보고했고, 뿐만 아니라 왕궁의 모든 방에 갖추어져 있는 가구들의 상태와 수량도 보고를 했다. 그런데, 왕궁 한 건물 옥탑방에 들어있는 것만은 보고 대상에서 늘 제외되었다. 이사크는 날마다 정오 무렵에 혼자 그 옥탑방에 들어가 한참 머물다가 나오곤 했다. 그 방 열쇠가 이사크에게만 있었으므로 아무도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루는 올라프 왕이 신하들의 충성심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그들을 모두 큰 홀에 불러다 놓고, 아름답게 빛나는 커다란 진주를 보여주었다.
첫 번째 신하에게 왕이 물었다. “이 진주의 가치가 얼마쯤 되겠나?”
“황금 열 수레도 넘을 것입니다.”
머뭇거리며 대답하는 그에게 왕이 명했다. “깨뜨려 부셔라!”
“그럴 순 없습니다. 저렇게 값진 보물을 깨뜨려 부수라니요?”
신하가 펄쩍 뛰자 왕이 말했다. “그렇겠지?”
왕이 두 번째 신하에게 물었다. “그대도 이 진주가 값진 물건이라고 보는가?”
“물론입니다, 전하. 왕국의 반을 줘도 이런 물건하고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그에게 왕이 명했다. “깨뜨려 부셔라!”
“저렇게 값지고 아름다운 진주를 깨뜨리면 전하의 명예가 손상될 것입니다.”
왕이 부드럽게 말했다. “그렇겠지? 고맙네.”
이렇게 돌아가며 신하들에게 진주를 깨뜨리라고 명했지만 그때마다 거절당했고, 왕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이윽고 왕이 이사크에게 물었다. “이 진주의 가치가 얼마나 되겠느냐?”
“제가 지금까지 본 황금을 모두 합쳐도 이 진주만큼 값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깨뜨려라!”
그러자 이사크는 지체 없이 곁에 있던 커다란 망치로 진주를 내리쳐 박살을 냈다. 신하들이 깜짝 놀라 이사크를 성토했다.“당신 미쳤군! 미쳤어.”
이사크가 손을 들고 그들에게 물었다. “진주와 왕명, 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귀한 것이오? 누가 왕명보다 돌덩이 하나를 더 귀하게 여긴다면, 과연 그를 충신이라고 할 수 있겠소?”
그의 말에 신하들 모두 고개를 숙였다. “진주에 눈이 멀어 왕명을 거역했습니다. 어리석은 저희를 죽여주십시오.”
왕이 손을 들어 칼을 가져오라고 시켰다.
이사크가 급히 나서서 왕에게 말했다. “전하, 저들을 살려주십시오. 이참에 너그러운 용서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십시오.”
왕이 감동하여 그들을 용서하였다. 신하들은 충성을 맹세하고 풀려났지만, 속으로 이사크를 미워하게 되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왕이 이사크를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하도록 꼬투리를 잡으려고 기회를 노렸다.
드디어, 매일 정오에 옥탑방으로 혼자 들어갔다가 나오는 이사크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그들이 서로 물었다. “저 비밀 장소에 무엇을 감추어 놓았을까?”
“틀림없이 임금님 보물을 훔쳐다가 저 방에 숨겨 놓았을 거야. 왕실 보물창고 열쇠가 그에게 있거든.”
날마다 그들의 의심은 굳어졌고, 마침내 왕에게 고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전하, 이사크가 왕실 보물을 훔치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겉으로 보기하고는 많이 다른 사람이지요.”
왕이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그들에게 말했다. “나도 이사크가 혼자서 옥탑방에 드나들고 있는 줄 알고 있다. 그렇지만 한 번도 거기에 무엇이 있느냐고 묻지 않았다. 좋다. 그러면 너희가 직접 그 방을 뒤져보아라. 거기에 무엇이 있든지, 찾아낸 사람이 임자다.”
신하들이 다투어 옥탑방으로 달려가 문을 부수고 감추어진 보물을 찾아 눈을 번뜩였다. 그런데 결과는 너무 실망스러웠다. 텅 빈 방에 허름한 양가죽 옷 한 벌과 낡은 구두 한 켤레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던 것이다.
“틀림없이 어딘가에 금을 감춰 두었을 거야!” 그들은 천정을 헐고 벽을 부수고 난장판을 만들었지만 끝내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이사크를 데리고 왕이 나타났다. “모두들 이제 부자가 됐겠군. 그래, 무엇을 찾아내었느냐?”
신하들이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용서하십시오, 전하. 저 낡은 구두와 양가죽 옷 말고는 방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왕이 이사크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대가 감추어둔 보물이 저것인가? 왜 저 물건들을 저렇게 소중히 모셔두었는지, 어디 그 이유를 말해보시게.”
이사크가 대답했다. “전하께서 부르셨을 때 저에게는 저 물건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저에게 있는 것은 모두 전하께서 주신 선물이지요. 전하의 은혜가 없었다면 제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겠습니까?”
“..........”
“여전히 낡은 구두에 헌옷을 걸친 양치기겠지요. 저는 날마다 이 방에 와서 처음 이리로 오게 되었을 때의 제 모습을 떠올려보곤 했습니다. 이 옷은 저에게 지금 있는 자리에 집착하지 말라고, 더 큰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일러주지요. 또 이 구두는 저의 비천한 태생을 항상 기억하라고 말해줍니다. 옛말에 ‘고마워할 줄 아는 마음이 참된 예배의 시작’이라고 했지요.”
여기까지 말하고 이사크는 왕에게 절을 했다. “저를 믿어주셔서 진정으로 고맙습니다.”
왕이 빙그레 웃었다. “나도 그대가 겸손하고 정직하게 내 일을 맡아줘서 매우 기쁘오. 나는 한 번도 그대를 의심하지 않았소.”
이어서 신하들에게 말했다. “이 방을 깨끗이 보수하여 전처럼 만들어 놓고 거기에 낡은 구두와 헌옷을 모셔두어라. 저것들은 그 어떤 황금보다 훨씬 값진 보물이다.”
이사크는 그 뒤로도 계속 올라프 왕의 신임을 받으며 높은 벼슬을 하다가 죽었다. 그가 죽자 그의 낡은 구두와 양가죽 옷은 왕실 보물창고에 보관되었다.
기도: 주님, 제가 세상에 올 때 벌거숭이 몸뚱이 말고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꾸만 잊어먹습니다.
그래서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을 하고 공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터무니없는 욕심을 부리고 잡을 수 없는 것을 잡으려고 헛수고를 합니다.
주님, 제가 어미 몸에서 탯줄 하나 배꼽에 달고 나오던 그 순간을 잊지 않게 도와주십시오.
아울러, 왔을 때처럼 그렇게 낡은 몸뚱이 하나 벗어놓고 돌아가야 하는 그 순간도 유념하며 살게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공연한 걱정이나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터무니없는 욕심이나 집착을 끊어버리고, 오직 감사와 기쁨으로 살아가게 해주십시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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