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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과 꿀벌

이현주 이현주............... 조회 수 2547 추천 수 0 2008.02.24 01: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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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과노긔이야기59/드림>중에서  



부지런한 꿀벌이 살았다. 그는 말벌이 꿀을 만들지 않는 것을 부끄러운 일로 여겼다. 그래서 어떻게든 말벌에게 꿀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나이 많고 지혜로운 꿀벌이 그의 계획을 알고 충고했다. “말벌은 꿀벌처럼 생겼지만 꿀벌이 아니라네. 자네 말을 들으려 하지도 않을 거야. 그들은 우리를 원수로 알고 있거든.”
젊은 꿀벌이 말했다. “한 때 꿀벌과 말벌이 원수였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그래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
꿀벌은 말벌처럼 보이려고 노란 밀랍을 온몸에 뒤집어썼다. 그러고는 마치 새로운 기술을 발견한 말벌인양, 말벌들 사는 곳에 나타나서 꿀 만드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모두들 좋아하며 열심히 배웠다. 며칠 만에 말벌들도 꿀을 생산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햇볕이 뜨겁게 내려쬐어 꿀벌 몸을 감싸고 있던 밀랍이 모두 녹아내렸다. 그러자 말벌들은 자기네가 원수인 꿀벌한테 속았음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지체 없이 덤벼들어 꿀벌에게 침을 쏘아댔고, 결국 그를 죽였다. 그러고는 여태 만들었던 꿀을 모두 없애버렸다.
기도: 이 이야기에서 누가 어리석은 것입니까? 말벌에게 꿀 만드는 법을 가르치려던 꿀벌입니까? 아니면 은혜를 원수로 갚은 말벌입니까?
주님, 말벌의 어리석음에 대하여는 성현들도 어쩔 수 없을 터인즉 따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만, 저로 하여금 꿀벌의 어리석음만큼은 피하게 도와주십시오.
아무리 선한 의도를 속에 품었다 하더라도, 상대를 속이고자 겉모습을 위장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상대가 도움을 청하지 않는데 스스로 나서서 도와주려다가 오히려 상처를 입히고 죄까지 짓게 만드는 무식한 짓을 저지르지 않도록, 주님, 제 몸과 마음을 지켜주십시오.
분수를 알고 처신하면 몸과 마음에 욕이 돌아오지 않는다 하였거니와, 선심을 써도 저에게 있는 만큼만 쓰고, 누구를 도와주어도 제 맘대로 아무렇게나 도와주는 무례를 저지르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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