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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의 세 친구 이야기

이현주 이현주............... 조회 수 2541 추천 수 0 2008.03.22 22: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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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 <과노긔이야기86/드림>중에서  

작은 마을의 세 친구 이야기

어느 작은 마을에 세 친구―하나는 무슬림, 하나는 유대인, 하나는 그리스도인―가 서로 인접한 밭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그런데 무슬림은 금요일을, 유대인은 토요일을, 그리스도인은 일요일을 안식일로 지켰다.
어느 봄날 정오 무렵, 유대인과 그리스도인이 밭갈이를 마치고 함께 점심을 먹다가 그날이 금요일이라서 무슬림의 밭이 갈려지지 않은 채 그냥 있는 것을 보았다. 한 친구가 말했다. “내일 비가 온다는데 그러면 저 친구 밭을 갈 수 없을 것 아닌가? 우리가 마침 밭갈이를 마쳤으니 저 밭을 좀 갈아주세.”
두 사람은 기꺼이 동의하고 무슬림의 밭을 함께 갈아주었다.
이튿날 무슬림이 깨끗하게 갈려진 자기 밭을 보고 속으로 말했다. “내가 당신의 안식일을 지켰더니 알라께서 천사들을 보내어 밭을 갈아주셨구나.”
몇 달 뒤, 콩을 추수할 때가 되었다. 세 친구 밭의 콩도 모두 잘 익었다. 어느 일요일, 그리스도인 친구가 안식일을 지키고 있을 때 유대인과 무슬림 친구 둘이 자기네 밭의 콩을 거두어들였다. 추수를 모두 마쳤을 때 두 밭 사이에 있는 그리스도인 친구의 밭에만 익은 콩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게 보였다. 유대인이 무슬림 친구에게 말했다. “저렇게 익은 콩을 그냥 두면 내일쯤에는 콩알이 많이 달아나버릴 텐데, 날이 저물기 전에 우리가 거두어주면 어떨까?”
둘은 기꺼이 동의하고 그리스도인 친구의 콩을 모두 거두었다.
이튿날 그리스도인 친구가 밭에 나가 추수가 잘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속으로 말했다. “기적이 일어났어. 내가 안식일을 지키는 동안 하느님이 천사들을 보내신 거야.”
밀을 타작할 때가 되었다. 무슬림과 그리스도인 두 친구가 밭에서 밀을 타작하고 있을 때 유대인 친구는 집안에 머물며 안식일을 지켰다. 그날이 토요일이었던 것이다. 밀 타작을 모두 마치고 무슬림 친구가 그리스도인에게 말했다. “내일 비가 오면 저 친구의 밀밭이 모두 젖을 테고 그러면 추수가 늦어져서 곤란해질 걸세. 우리가 거들어주면 어떻겠나!”
둘은 기꺼이 동의하고 유대인 친구의 밀을 모두 타작해 놓았다.
이튿날 유대인 농부가 밭에 나가 밀이 모두 타작되어 있는 것을 보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 기도를 드렸다. “하느님, 고맙습니다. 제가 안식일을 지키는 동안 천사들을 보내어 밀을 모두 거두셨군요.”

기도: 주님, 흐뭇한 이야깁니다. 그런데 어딘지 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런 이야기가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모습을 좀처럼 보기 어려워서겠지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우리네 삶의 현장에서 원천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 아닌가요? 주님, 우리에게 용기를 주십시오.
그래서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처럼, 종교의 다름에 걸리지 않고 친절한 이웃으로, 자기가 천사인 줄 모르는 천사로, 살아가게 도와주십시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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