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장기판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696 추천 수 0 2008.05.15 12:31:48
.........


올라오다 보면 ‘모듬정’이라는 식당 겸 버스 종점이 있다.
북쪽으로 바람벽을 야물게 세운 남향에다가, 탁트인 들판을 앞에 놓고 있어서 어르신들이 종종 해바라기를 즐기신다.
서울에서 온 손님들이 요 동네 막걸리 맛을 보겠다고, 모듬정에 기어이 들러보잔다.
“아따 솔찬히 맛납다.” 손님 한 분이 이쪽 방언을 한 마디 익혀 엥기시자 주인장 태도가 싹 달라진다.
열성신자들이 기도할 때 방언이란 걸 한다는데, 나는 교회 있을 때 그런 쪽하고는 만리장성을 쌓고 살았다.
대신 하나님도 알아들을 수 없을, 전라도 방언을 주절이며 살았지.

한쪽에서 낯익은 영감님 두 분이 장기에 열중.
“뭔 장기를 그라고 뙤작뙤작 둔당가. 기언치(기어이) 이개볼라고 꿈시랑대봐도 폴새(벌써) 기운 가세 아닌가.”
“이거이 윷놀우여? 엄버불게?(얹어버려)”
상이나 마가 잡히는 순간 역정이 난 영감님.
“징합네. 가찬데서(가까운 곳) 산통이 나부렀구마이. 차 포를 돌라간대도(훔쳐가도) 눈이 뵈아야 말이재. 에말이요(여보세요)? 여그 막걸리 한 뱅 추가.”
두 분 오리지널 토종 말씨에 서울 손님들 눈이 똥그라져
“저 무슨 말씀들인지 빨리 통역 좀 해주세요. 궁금해 죽겠네.”
“목요일 경향신문 보십쇼.” 대답 끝.

〈글·그림|임의진 시인, 목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620 이현주 물 위를 걸을 수 있습니까? 이현주 2008-05-20 4141
5619 이현주 마음의 눈 이현주 2008-05-20 4010
5618 이현주 오병이어 사건 이현주 2008-05-20 4236
5617 이현주 가만히 있어 너를 내게 맡겨라 이현주 2008-05-20 4152
5616 이현주 헛수고는 없다 이현주 2008-05-20 3956
5615 이해인 잘못된 관계 이해인 2008-05-16 4330
5614 이해인 시간 쓰기 이해인 2008-05-16 4250
5613 이해인 건조주의보 이해인 2008-05-16 4350
5612 이해인 수도원 복도에서 이해인 2008-05-16 4109
5611 이해인 수도원의 아침 식탁 이해인 2008-05-16 4084
5610 이해인 꽃이름 외우듯이 이해인 2008-05-16 4321
5609 이해인 까치에게 이해인 2008-05-16 4161
5608 이해인 해질녘의 바다에서 이해인 2008-05-16 2426
5607 임의진 [시골편지]중앙 다방 file 임의진 2008-05-15 3951
5606 임의진 [시골편지] 청보리밭 사랑 file 임의진 2008-05-15 3580
5605 임의진 [시골편지]촛불 하나 file 임의진 2008-05-15 3830
5604 임의진 [시골편지]산나물 반찬 file 임의진 2008-05-15 1815
5603 임의진 [시골편지]마음 씻음 file 임의진 2008-05-15 3661
5602 임의진 [시골편지]죽엽 탁주 file 임의진 2008-05-15 3671
5601 임의진 [시골편지]알아주지 않는 삶 file 임의진 2008-05-15 3806
5600 임의진 [시골편지]일곱 송이 수선화 file 임의진 2008-05-15 4040
5599 임의진 [시골편지]꼬꼬댁 file 임의진 2008-05-15 3785
5598 임의진 [시골편지]생선 장수 file 임의진 2008-05-15 3671
5597 임의진 [시골편지]부엉이 부부 file 임의진 2008-05-15 3810
5596 임의진 [시골편지]집 한채, 방 한칸 file 임의진 2008-05-15 3574
5595 임의진 [시골편지]졸업식 날 file 임의진 2008-05-15 3736
5594 임의진 [시골편지]봄 날씨 file 임의진 2008-05-15 3947
5593 임의진 [시골편지]꼬부랑말 file 임의진 2008-05-15 3734
» 임의진 [시골편지]장기판 file 임의진 2008-05-15 3696
5591 이현주 공연한 질문 이현주 2008-05-09 3925
5590 이현주 오늘 하루를 제대로 살아라 이현주 2008-05-09 4254
5589 이현주 불을 아궁이에 때야지 이현주 2008-05-09 1831
5588 이현주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현주 2008-05-09 3717
5587 이현주 성서는 밥이다 이현주 2008-05-09 3969
5586 이현주 곰 발자국을 보고 곰을 잡은 사냥꾼 이현주 2008-05-09 4202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