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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감자 숭글(심을) 때가 되얐는갑서라이.” 일하시는 아짐 얼굴에 송글송글 땀이 서리고 있었다.
“일찌거니 숭그믄 일찌거니 묵는 뱁이재.” 대답이 명답이로다. “새복부터 이라고 있는디 진도가 안나가부요야. 영감팅이는 보라코만 있다가 쏘하니 내빼불고….”
뿔따구가 오른 목소리다. 아마도 ‘허어쓩한, 울 마나님은 징상나게 부지런도 하셔부러. 그람 나는 볼일이 조깐 있어가꼬이….’
칭찬 한 마디 날리고선 재미 한참 붙으셨다는 게이트볼 경기장으로 납신 모양같다.
“아니 새복에 뽈깡 일어나가꼬 밭일도 얼추 해주고 나서 뽈을 치믄 시상에 누가 뭐락 허겄소? 젊어서부터 그라고 속창시라고는 없는 양반이여, 고 양반이….”
아짐은 새벽잠이 없고 한량 아재는 저녁잠이 없다고.
밉다가도 잠자는 모습 예뻐서 이불 덮어주며 살아왔겠지.
부엉이처럼 눈 동그랗게 뜨고서 백분토론에 심야뉴스까지 챙겨보다 정치박사가 다 된 영감님.
그러다 세상 다 알아버려 농사 지어봤자 뭐하겠냐고, 농사가 밥먹여주게 생긴 세상이냐고, 평생 농사꾼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와 버렸다.
아짐은 그러나 못 들은 척했고, 감자라도 잡아먹을까 밭에 나와 오늘도 부엉부엉.
〈 글·그림 | 임의진 목사·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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