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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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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빠른 닭은 후다닥이고, 세상에서 가장 야한 닭은 홀딱이란다.
달밤에 울어대는 저 닭들은 그럼 달그닥인가?
아랫집들 닭들이 시도때도 분간없이 울고불고 달그닥달그닥.
나도 마당에 닭이나 몇 마리 키우고 싶었다.
그러나 진돗개 잡종들을 풀어놓고 키우는 이웃들 땜에 마음만 원이로다.
동네에 월산댁, 봉산댁, 수북댁 말고 꼬꼬댁들이 여럿 계시는데, 모두 쇠창살로 둘러친 울에 갇혀 사는 신세들이다.
만약 울 밖으로 나갔다 하면 그 시로 사망, 삼계탕은커녕 개밥이 되고 말 것이다.
개들이 처갓집 양념통닭 맛은 몰라도, 날것으로 먹는 별미 중의 별미, 닭회 맛을 못잊어 호시탐탐.
딸보다도 보고 싶은 막내사위도 놀러올 테고, 삼복 더위엔 늙고 병든 목숨들 삼계탕으로 원기회복도 해야 쓴다.
하여 키우는 닭들이 집집마다 두어 마리는 기본.
글을 쓰고 있는 시방도 멀리서 꼬꼬댁 꼬꼬댁, 누가 꼬꼬댁 아니랄까봐 택호를 부르면서 거의 난동 수준으로 고성이다.
뒷산에도 올라가 보고 싶고, 군침 도는 지렁이도 양껏 먹으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면서 데모를 하는 중이렷다.
하루쯤 동네 개들 다 묶어 가두고 대신 닭들을 풀어주면 어떨까? 주민회의 때 건의해 보고 싶다. 나보고 아마 미쳤다고 할 것이다.
〈 글·그림 | 임의진 시인·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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