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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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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6 <아무일 안하고 잘 산다/녹두>중에서
자격 운운
나야말로 이 일에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주장하면서 어떤 일을 하는 친구들을 가끔 봅니다만, 제 눈에는 그런 친구들이 사기꾼으로만 보이더군요. 겉으로는 그런 내색을 보이지 않지만 속으로는 자신이 바로 그 일에 남보다 월등한 '자격'을 갖추고 있노라는 (그 일이라는 게 무엇이든 간에) 일종의 자부심이라 할까 뭐 그런 것을 한 자락 깔고있는 친구들도 있지요. 제 눈에는 그들도 역시 사기꾼으로 보입니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해먹겠다는 자들이 나야말로 적격자라고 흰소리 질러대는 것은 그래도 귀여운 구석이 있습니다만, 엄청난 자긍(自矜)을 속에 감추고 겉으로는 한없이 겸허한 척 꾸며대는 자들을 볼라치면 구역질과 연민이 동시에 솟구쳐 오릅니다. 노자(老子)에 "자긍자(自矜者)는 부장(不長)이라"는 말이 있지요. 스스로 내로라 하는 자는 남의 윗사람이 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겉으로 드러내어 자신이야말로 이런 일을 할 '자격'을 남보다 더 갖추고 있노라고 선전을 하든, 아니면 겉으로는 조금도 내색하지 않으면서 속으로 이 일에 나를 당할 자 누구냐고 당돌한 자긍심의 모가지를 곧추 세우고 있든, 특히 이른바 '성직자'의 경우에는 후자가 더욱, 불쌍하고 역겹고 지겨운 사기꾼으로 보인다는 그런 말씀이올시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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