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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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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일로 꽃집에 들렀는데 봉선화, 분꽃, 맨드라미… 꽃씨가 보여 그냥 지나치질 못했다. 종류별로 골고루 하나씩 챙겼지 뭐. 꽃씨를 쥔 순간 마음은 벌써 바빠져서 앞마당이 온통 꽃밭이었다. 면소재지 초입에 이르렀는데, 학교 마치고 집에 가는 중학생 소녀들이 보였다. 화병에 꽂을 생각인지 길가에 핀 들꽃 한 바리 꺾어든 소녀도 있었다. 한 번씩 웃음보가 터지면 까르르 숨이 넘어갔다. 웃는 얼굴이 손에 든 꽃보다 예뻐 보였다.
“아이들이 무슨 죄냐. 대지에서 자란 우리 말이 아닌 영어부터 먹고, 사랑과 우애가 아닌 성적을 먼저 먹고, 자기만의 꿈이 아닌 경쟁을 먼저 먹고, 돈만 보고 끝도 없이 달려가라 한다.” (박노해 시인)
그나마 우리 동네 아이들은, 경쟁이 덜한 변두리 촌 동네에서 단어장이 아닌 꽃 한 송이 들고 집으로 걸어간다. 학원 순례를 마치고 초죽음이 되어 집에 돌아가는 아이들 소식은, 우리들 부모 세대의 잘못이고 부끄러움이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촛불 소녀들, 참말 “멋져부러!” 해주고 싶다. 그런데 시골엔 꽃을 든 소녀들도 있단다. 세상이 이 아이들 차지가 되기를 나는 기대한다. 1등에 굶주린 얼굴들, 돈 많이 벌어 성공하고 싶다는 말을 거침없이 하는 아이들에게 나라의 내일을 맡길 수는 없다.
<글·그림 |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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