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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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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차 들른 친구들이랑 대나무 제품을 놓고 파는 가게를 찾았다. 대나무골 담양이란 슬로건에 걸맞게 이곳 죽세공품 장인들이 만든 물건도 상당수. 개중에 죽부인이 재밌어서 만졌더니 짓궂은 누가 기어코 하나를 선물하겠단다. 마다할 이유가 없지. 그리하여 시방 침실에 너무도 요염하게 누워계신 죽부인과 여름밤을 즐기고 있다. 모시 이불을 반쯤 끌어당겨 덮고 있는 모양이라니. 꼭 진짜 사람 누워 있는 거 같아 맘도 어째 싱숭생숭.
창문을 죄 열어놓고 부채도 부쳤다가 선풍기도 틀었다가…. 잠이 찾아올 때면 죽부인을 끌어안는다. 옛사람들의 지혜란 정말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더위가 반은 물러간 듯싶다니깐. 죽부인과 동침하며 말도 한번 걸어보지 않았는데, 오늘은 글감이다보니 인터뷰를 시도해 본다.
“남자를 모르고 죽어 혼령이 되었다는, 그 유명한 대나무 처녀귀신 이야기를 아외다. 오늘 이리 죽부인이 되어 나타난 당신이 혹시….”
“서방님! 제 정체를 알아버리셨군요. 제가 귀신이란 사실을 안 이상 절대로 살려드릴 수가 없사옵니다. 이리 가까이 오시옵소서. 콱- 얼어 죽게 만들어드릴 테니….”
엥? 느닷없이 호러, 오싹, 전설의 고향으로 돌변이닷!
<글·그림|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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