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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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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이 어디든 못가고 못오랴. 사방이 터진 집이요, 뒤는 산이고 앞은 밭고랑. 마당 한 편은 잔디밭이니 ‘뱀 나라’ 고속도로, 지방도로가 여기 다 모여 있다. 아무리 친해지려 해도 뱀하고는 상극인 거 같다. 스윽 지나가면 온몸에 힘이 빠지고 다리가 후덜덜덜. 나만 놀란 게 아니라 저도 놀라 줄행랑이지만, 나는 발도 못 떼고 제자리에 가만 서서 한동안 가슴을 쓸어내려야 비로소 진정이 된다. 잔디가 깔린 마당도 뱀 나라 공설운동장이 될까봐 여러 번 부탁을 했다. 아니 협박을 했다. “뱀 선상님들! 제가 몽둥이질을 아주 잘합니다. 야구선수로 치자면 이승엽입니다. 무슨 말씀인지 알아들 잡수셨지요?” 말귀를 진짜 알아먹었는지 한동안 뱀 구경이 뜸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집에 딸린 주차장에서 뱀 꼬랑지를 봤다. 기차처럼, 엿가락처럼 길었다. 뱀이 아니라 ‘배~암’ 수준이었다. 나는 그대로 얼음! 그쪽으론 무서워서 못가겠다. 시골살이로 뼈가 굵은 몸이지만, 뱀 앞에서는 꼼짝 못한다. 에구구, 맘껏 비웃어라. 난 어쩔 수 없다. 뱀이 무서워! 누가 그런 시를 썼더라. “뱀, 길다” 혹여 뱀이 등장하는 꿈까지 꾸게 될까봐 으스스해진다. 그렇다면 진짜로 ‘뱀, 길다’.
<글·그림|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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