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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6 <아무일 안하고 잘 산다/녹두>중에서
처음으로 돌아가는 길
과학기술이 말하는 유토피아는 미래에 있다. 그러나 종교가 말하는 유토피아는 태초, 그 까마득한 과거에 있다. 따라서 과학기술이 말하는 유토피아에 가려면 지금 있는 것에다 아직 더 많은 것을 보태고 덧입혀야 하지만 종교가 말하는 유토피아는 오히려 지금 있는 것을 벗고 덜어야 갈 수 있는 곳이다.
교회가 날마다 새로워진다 함은 날마다 더 많은 새로운 것을 덧입는다 함이 아니요 오히려 지금 지니고 있는 것을 버리고 벗어 더욱 '알몸'이 되는 것을 뜻한다. 그러기에 교회의 갱신을 말할 때 초대교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교회갱신이란 언제 어디서나 초대교회로 돌아감을 말한다.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묘사되어 있는 예수공동체와 사도교회야말로 모든 교회의 어머니요 참교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모범이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거울에 먼지가 묻듯 참교회의 모습에 때가 앉았다. 갱신이란 그 때를 벗겨 다시 처음의 맑고 깨끗한 모습을 되찾는 일이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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