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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하루기도/생활성서>131
주님 나라
주님, 여기는 세인트 루이스 공항입니다.
방금 엘에이로 가는 비행기 표를 끊고 검색을 무사히 통과했어요.
신발도 벗고 허리띠도 풀고 거의 알몸이 되어
보이지 않는 전자 그물망을 통과한 겁니다.
주님, 당신 나라로 들어가는 문도 이렇게 까다로운가요?
거기도 입국자들에게 철저한 검색을 해야 합니까?
예, 아마 그렇겠지요.
사랑에서 나온 것 아닌 다른 어떤 것도
당신의 검색을 통과할 수 없겠지요.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증오나 분노를 휴대한 자는 들어갈 수 없는 데가
당신 나라인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분명히 당신 나라의 검색을 통과하지 못할 거예요.
처음부터 당신 나라에 있었고 지금도 당신 나라에 있고,
여기서 어디 다른 데로 나갈 맘도 없거니와 나갈 수도 없으니까요.
제 몸에 증오와 분노가 묻어 있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당신의 사랑과 연민이 그것들까지 모두 삼켜 버렸거든요.
고맙습니다, 주님!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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