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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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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팍(대문 밖)에 감낭구(감나무)까지 다 즈그들 차지인 줄로 안당께. 째깐한 것들이 얼매나 묵어쌌능가 저 달보드름허게 살 오른 것을 조깐 보소이. 할레할레 삼시롱 놀고 묵고… 저것들도 쌔(혀)빠지게 일을 해봐야 쓴디이.” 아재랑 감 따서 하나씩 베어 물다가 꼭대기에 앉은 새들을 보고 일성. 밭에 감나무 몇 그루 있는데 나는 손닿는 아래쪽만 따고 나머지는 내버려둔다. 전엔 지인들 따서 나눠 주고 그랬는데 고마워하는 거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 혼자 먹으면 얼마나 또 먹겠는가. 새들이나 먹어라 내버려 둔다. 농로에다 나락가마니 말리는 아재에게 새참 삼으시라 따드린 게 처음. 역시 이쪽에서도 고맙다는 인사 대신 “감이 우리 집 감보다 맛이 찌울구마(기울구마). 그래도 떠럽지는(떫지는) 않응게 부지런히 잡솨. 감 나오는 철은 의원이 문을 닫는닥 안 허등가이. 저것들(새들) 돌라가라고(훔쳐가라고) 내배래 두지만 말고.”
붉은 단감은 막바지구나. 곧 내가 좋아하는 먹감이 달착지근해질 거야. 새들하고 딱 절반씩만 나눠 먹어야지. 왁작왁작 몰려와서 다 먹어치울지 몰라 장대를 하나 나무에 걸쳐놓았다.
감나무 주인이 나라는 소리인데, 새들이 과연 그 말을 믿어줄까. 그리고 감나무는 또 그 말에 동의할까. 아무튼 단감은 그렇더라도, 먹감나무는 절대 포기 못해.
<글·그림 | 임의진 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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