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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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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손님들도 많다는데 부탁을 거절할 길 없어, 창원으로 건너가 제10차 람사르 총회 <작은 음악회>에서 이야기와 함께 내가 지은 노래들을 몇 곡 뽑았다. 벗들이랑 호숫가에서 하룻밤 자고 친구 스님이 강사(교수)로 계시는 청도 운문사를 찾았다. 가는 길 청도의 자랑인 붉은 감들이 밤하늘에 뜬 별처럼, 꼬부랑 산길을 밝혀 주었다.
운문사 승가대학은 200명도 넘는 학승들이 정진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비구니 스님들의 배움터다. 그분들 앞에서 종교간 평화를 이야기하고, 기타를 퉁겨 노래도 불렀다. 같이 부른 동요는 ‘오빠 생각’이었다.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머릴 파릇하게 삭발한 소녀들이 수행자가 되어 ‘오빠 생각’을 따라 불렀다. 싯다르타 형님이 이들의 오빠가 되어, 깨달음의 길을 마저 걷도록 비단 구두 한 켤레씩 선물해 주실 것으로, 나는 굳게 믿었다.
이 방랑승 오빠는 청도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 전라도 산골짝으로 다시 귀환했다.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지는’ 촌락에 하얀 굴뚝연기가 솟는 밤. 요즘은 밤에 추워서 장작불을 지피고 잔다. 뜨신 아랫목에 누워 이 오빠는 꿈도 없이 잠들 것이다.
<글·그림 | 임의진 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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