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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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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뜨락 당단풍에도 붉은 물이 들었어라. 막바지 들국화는 생을 연연하여 노랗고 흰빛을 끝내 붙잡고 피었구나. 건너편 산등성이는 아침인데도 저녁노을처럼 불그스름. 단풍이 진짜 막바지 절정시대다. 가을 사라지는 겨울입구, 남은 김장철 말고는 일이 없어진 동리엔 앗싸라비아 춤판이나 열어볼까. 단풍구경 소식들이 들려온다. 나는 뭐 집에 가만있는 것도 단풍놀이 같은데, 어르신들은 동네를 하루라도 떠나보고 싶은 모양이다.
클림트의 ‘키스’라는 그림이 요즘 풍광에 맞아떨어지는 거 같다. 여자의 옷은 꽃밭, 남자는 지극한 키스를 퍼붓는…. 난 그 금빛 꽃밭의 격정어린 사랑 그림이 늦가을 붉은 노을잔치거나 내 강산 단풍놀이 풍경처럼 여겨지더라. 지난주는 지리산 문수골로 산행을 하루 갔었는데, 이번 주말도 다시 지리산에 오를 일이 생겼다. 약 올리는 소리로 들으셔도 어쩔 수 없지비. 당신의 생은 당신이 만든 생이니깐. 그래도, 그대여! 잠시잠깐 만사 팽개치고 단풍놀이 못오시나. 짝꿍이 있다면 동행하여 클림트의 키스를 재현해 보시길. 남우세스럽겠다고? 걱정 붙들어 매시라. 마지막 한 잎의 단풍잎이라도 그 순간 살짝쿵 가려줄 테니깐두루.
<임의진 |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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