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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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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3 <하루기도/생활성서>149
좋은 소식
아시다시피 저 오늘 좀 헷갈렸어요.
의사한테서 좋은 소식 들을 거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제가 여러 번 확인하지 않았던가요?
그런데 막상 의사 입에서
병이 재발했고 이 상태로는 이태쯤 살 것이며
치료를 해도 완치는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속으로, 이것이 어떻게 좋은 소식이란 말인가?
나에게 믿음이 부족했던 것일까?
이 일이 저 사람 아닌 나에게 일어났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런 저런 생각들에 너무 어지러웠고
사실 저는 좀이 아니라 많이 헷갈렸습니다.
단강을 들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길로 예배당에 가서 기도드리자는 생각이 났고
아내도 동의했지요.
둘이서 예배당에 꿇어 앉아 기도드리는데
주님이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시방 네가 기대한 대로 되지 않았다 해서 실망하는 거냐?
그러면서 모든 것을 내게 맡겼다고?
무엇이 자기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을 때,
주님이 당신 계획을 이루시는 것이니
오히려 기뻐하라고 사람들에게 말한 자가 누구냐?
그 말은 그냥 한번 해본 소리였더냐?’
‘예. 압니다. 제 머리는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정말 이것이 어째서 좋은 소식인지를
제 몸이 알 수 있도록 주님이 도와주셔야겠습니다.
그리고 저뿐 아니라 집사람도 그걸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네 아내는 내가 알아서 한다. 넌 네 걸음이나 챙겨라.’
‘예. 주님’
가벼운 마음으로 눈을 떠 돌아다보니
빙그레 웃음 띤 얼굴로
조용히 앉아 있는 아내가 보였어요.
기척 소리에 눈을 뜬 친구가 말했지요.
“어떻게 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지.
마음은 많이 슬픈데 그래도 편안해.
앞으로 얼마를 더 살아 주실는지 모르지만
살아 있는 동안 ‘저’를 맘대로 쓰시라고 말씀드렸어.
이제 비로소 당신이 말하는 ‘영적 수술’이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이 드네.
식구들한테, 당신한테, 미안해서 그렇지, 난 괜찮아.”
이 말을 듣는데, 저도 모르게
“아멘, 그래서 좋은 소식이었구나!”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래, 사실 이태는 관두고
이틀 뒤를 보장할 수 없는 게 우리 목숨이잖아?
그러니 이제부터 우리, 말 그대로 오늘 하루만 살자.
당신 늘 그러고 싶다고 했잖아?
날마다 그날 하루치만 사는 거야.
그리고 우리 몸을 백 프로 당신 뜻대로 쓰시라고 하자.”
주님, 이 모든 일이 당신 계획대로 차질 없이 이루어지는 것임을
좀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저희에게 믿음을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주님,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게 있어요.
소원입니다. 아내보다 저를 먼저 데려가 주십시오.
주님의 계획이 본디 그렇게 되어 있다면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만,
혹시 제 소원과 주님의 계획이 달라서
제가 나중에 가게 되어 있더라도
이번만큼은 주님의 계획을 바꾸시어
제 소원을 이루어주십시오.
솔직히 머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잖습니까?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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