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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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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477
어머니의 편지
철 따라 내게 보내는
어머니 편지에는
어머니의 향기와
추억이 묻어있다
당신이 무치던
산나물 향기 같은 봄 편지에는
어린 동생의 손목을 잡고
시장 간 당신을 기다리던
낯익은 골목길이 보인다
당신이 입으시던
옥색 모시 적삼처럼
깨끗하고 시원한 여름편지에는
우리가 잠자는 새
빨간 봉숭아 물 손톱에 들여주던
당신의 사랑이 출렁인다
당신이 정성껏
문 창호지에 끼워 바르던
국화잎 내음의 가을 편지에는
어느 날
딸을 보내고
목메어 돌아서던
당신의 쓸쓸한 뒷모습이 보인다
당신이 다듬이질하던
하얀 옥양목 같은 겨울 편지에는
꿇어서 묵주알 굴리는
당신의 기도가 흰눈처럼 쌓여 있다.
철따라 아름다운
당신의 편지 속에
나는 늘 사랑 받는 아이로 남아
어머니만이 읽을 수 있는
색동의 시들을
가슴에 개켜 둔다 ⓒ이해인(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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