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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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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933
새벽
새벽예배를 마치면 제단에 올라 작은 등불을 켠다
무릎을 꿇고 교우들의 기도카드를 넘기고 있는데
파리 한 마리가 날아와 찬송가 위에 앉는다
성탄 트리를 밝힌 이 계절에 웬 파리
어쨌거나 너도 왔으니 기도나 하렴
다시 기도를 이어가려는데
말귀를 알아들은 것일까
파리가 앞발을 모아 싹싹 빈다
손뼉을 치며 찬송을 부르는 것도 같고
두 손을 비비며 간절한 기도를 드리는 것도 같다
가만 파리를 바라보고 있자니
무릇 새벽이란 마음으로 전하는 말 알아듣는 시간이구나
온갖 미물들이 가장 낮게 엎드리는 시간이구나.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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