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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어리석은 사람들

이현주 이현주............... 조회 수 68 추천 수 0 2017.04.15 09:32:51
.........

이현주2431 <깨달음의 노래183/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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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어리석은 사람들


동화작가인 나는 오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한 편을 시작했다네.
한 시골처녀가 이웃총각을 사랑했지.
처녀 총각 사랑하는 거야 흔한 일이지만
이 두 사람은 사정이 좀 달랐다네.
처녀는 말도 잘 하고 듣기도 잘 했는데
총각은 말도 못하고 듣지도 못했거든.
벙어리에 귀머거리였던 얘길세.
그렇지만 그까짓 것 두 사람 사이에는
작은 도랑 하나 건너뛰듯이
간단하게 넘을 수 있는 걸림돌이었지.
사랑의 힘이란 그런 것 아닌가?
그러나 그것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은 게
어리석은 사람 마을 형편이라서
두 사람이 혼인을 결심하자
양쪽 집안이 들고 일어나 반대를 했지.
두 사람이 아무리 애타게 빌어도
한번 굳어진 마음 차돌멩이가 되더니
도무지 요지부동 꿈쩍도 않거니와
오히려 그동안 가까웠던 이웃사촌들이
원수처럼 등을 지고 멀어졌다네.
쳐녀가 결국은 자살을 결심하고
유서를 썼는데,
나는 그 유서를 읽다 말고 그만
울음을 터뜨렸지, 유서에 쓰기를,


어머니, 오빠, 미안해요.
나는 영섭씨 없이는 살 수 없어요.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먼저 갑니다.
영섭씨를 제발 미워하지 마세요.
귀는 못 듣고 말도 못하지만
세상에서 내 말을 제일 잘 들어준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를
내 가슴에 들려준 사람입니다.
이 사람을 위해서라면 내 목숨 열 개라도
바칠 거예요. .......


아아, 어리석은 사람들!
참말은 입으로 하고 귀로 듣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고 가슴으로 듣는 것인데
그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들!
나는 이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아직 다 마치지 못하였다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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