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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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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441 <깨달음의 노래193/지금여기>
나는 그 벌레 이름을 모른다
나는 그 벌레 이름을 모른다.
아마도 이대로라면
죽을 때까지 모를 것이다.
눈구덩이에 그것들이 있었다.
검정깨보다 훨씬 작은 것들이
처음에는 무슨 풀씨인줄 알았는데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살아 있었다.
눈부시게 흰 설벽(雪壁)을 타면서
얼마나 이쁘게 톡 톡 튀던지.
세상에 그런 것들이 있는 줄
처음 알고 나는 깜짝 놀랐다.
그러나 그것들 이름을 몰랐으므로
이게 뭐지? 하면서 들여다보고 있다가
그것들이 살아 있는 생명임을 알게 되었다.
나 또한 아직은 살아있는 생명이니
결국 생명이 생명을 들여다보면서
이게 뭐지? 하고 있는 셈이었다.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생명이 생명을 보는 것은 제가 저를 보는 것이니
저 검정깨보다 작은 것들이,
눈부신 설벽에 아이젠도 안 신고
톡 톡 튀고 있는 저게 바로 나로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괜히 눈물이 찔끔 났다.
나는 그것들의 이름을 모른다.
그러나 생명에는 이름이 없고
그래서 생명이 위대하다는
엄숙한 진실은 분명히 알고 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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