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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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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개띠 케빈 컨이라는 피아노 치는 사내. 앞을 못 보는 장애인. 그가 까뭇한 세상에서 건져낸 한적하고 느린 곡 ‘정원(Le Jardin)’을 틀어놓고, 환기할 겸 창문을 다 열고, 늦가을 정원에 나가 앉아 있으니 새들도 숨을 죽이고서 귀를 기울인다. 누가 쇼팽콩쿠르 1등을 먹었다지. 축하하지만 너무들 1등에 열광해 젊은 연주자까지 식상하게 되어 버리지나 않을까 염려돼. 기계적인 달인의 연주보다 이처럼 마음을 사로잡는 귀하고 선한 친구의 곡을 듣고 싶어. 인간은 말도 모자라서 악기를 연주하며 사랑과 슬픔을 나누고 교감하지.
얼마 전 신문에서 판다의 말을 알아냈다는 소식을 접했다. 매매(사랑해), 즈즈(배고파), 구구(편안해). 어린 판다는 즈즈나 와와라는 말을 자주 한대. 배가 고프거나 엄마가 무거운 체중으로 누르고 있을 땐 빼달라면서 즈즈, 와와. 기분이 업되면 개구진 목소리로 구구. 수컷 판다는 매매매 하면서 사랑을 구하고 암컷 판다는 수줍은 듯 지지 차차 소리를 낸대. 달콤한 사랑의 인사. 대밭이 지천인 담양에 살고 있으니 대나무 잎사귀를 먹고 사는 판다에 관심이 많다. 시선생께옵서 판다 한 쌍을 우리나라에 선물했다는데 대나무 오르간이 있는 담빛예술창고 정원에다 풀어놓고 진종일 같이 놀아주고 싶어라. 죽녹원 댓잎을 먹고 매매 지지 차차, 같이 살고파. 이 세상에 가득한 수많은 말들과 소리들. 정죄와 흉보기, 갈등과 반목의 말이 아닌 사랑과 자비의 말들이 넘치기를. 매매 지지 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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