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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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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675 성탄 밤의 기도
낮게 더 낮게
작게 더 작게 아기가 되신 하느님
빛의 예수여
모든 이가 당신을 빛이라 부르는 오늘 밤은
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
빛으로 오시는 당신을 맞이하여
우리도 한 점 빛이 되는
빛나는 성탄 밤입니다
죽음보다 강한 지극한 사랑 때문에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모습을 지니시고
‘세상’ 이라는 구유, 우리 ‘마음’ 이라는 구유 위에
아기로 누워 계신 작은 예수여,
진정 당신이 오시지 않으셨다면
우리에겐 아무런 희망도 없습니다, 기쁨도 없습니다
평화도 없습니다, 구원도 없습니다
당신의 오심으로 우리는
희망과 기쁨 속에 다시 살게 되었습니다
평화와 구원의 의미를 깊이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티 없이 맑고 천진한 당신이 누우시기엔
너무도 어둡고 혼탁한 세상이오나 어서 오십시오
진리보다는 불의가 커다란 언덕으로 솟고
선보다는 악이 승리하는 이 시대의
산 같은 이들을 허물어 내기 위하여
어서 오십시오
죄 없는 당신이 누우시기엔
너무도 죄 많은 우리 마음이오나 어서 오십시오
자유의 주인이길 원하면서도
율법과 이기심의 노예로 떨어진 어둠,
빛이신 당신을 온전한 사랑과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나태한 마음의 어둠을 몰아내기 위하여 어서 오십시오
우리는 오늘 하늘의 천사들처럼
참을 수 없는 기쁨을 노래로 찬미합니다
밤길을 달려 온 목동들처럼
놀라움과 설레임으로 당신께 인사합니다
당신을 낳은 성모 마리아와 함께
당신을 따르는 겸손과 사랑의 길을 선택합니다
성가정의 길잡이신 성 요셉과 함께
충성스런 믿음과 인내의 길을 선택합니다
낮게 더 낮게 아기가 되신 하느님
침묵의 빛 속에 말씀으로 누워 계신 빛의 예수여,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당신께 드리는
처음과 끝의 가장 소박하고 진실한 기도이게 하소서
비록 가진 것 없어도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행복한 부자인 우리 자신을 축복하소서
나자렛 성가정을 본받아 평화의 빛 속으로
많은 이를 불러 모으려는 우리 한국 성교회를-
우리가 당신을 업고 뛰어가서
당신의 깊은 사랑을 보여 주어야 할 수많은 이웃들을
기억하는 이 거룩한 밤
당신을 빛이라 부름으로
우리도 당신과 더불어 한 점 빛이 되는
이 고요한 기도의 밤.
빛의 예수여, 당신께 받은 빛이
꺼짐 없이 우리 안에 타오르게 하소서
매일의 삶 속에서 당신의 성탄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아멘.
ⓒ이해인(수녀) <시간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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