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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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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691 어머니, 당신의 오월이 오면
어머니, 당신의 오월이 오면
먼 데까지 날아 가는 라일락 향기처럼
신령한 기쁨을 가슴에 꽃피우며
나자렛 성가정을 찾아 가겠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놀라운 섭리와
성령의 놀라운 이끄심 안에
구세주 예수를 낳아 주신 우리의 어머니
가나의 혼인잔치에서처럼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오늘도 조용히 말씀하시는 어머니
예수가 가르치신 ‘사랑의 길’에서
믿음과 순종이 부족했던
우리의 지난날을 용서하소서
당신이 잃은 아들을 찾아 헤매셨듯이
우리 탓으로 잃어버린 예수의 모습을
우리도 애타게 찾아 얻게 하소서
성체성사의 신비 안에서
그와 다시 결합하는
생명의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시간은
언제나 거룩한 시간
성체 안의 예수와 하나 되는 시간임을
기억하게 하소서
어머니, 당신의 오월이 오면
당신을 향한 찬미와 감사의 인사를 챙기기 전에
많은 부탁부터 드리게 되는 무례함을 용서하십시오.
몹시 슬프고 답답할 때면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은혜로운 기도입니다
우리를 돌보시는 어머니가 계시기에
근심중에서도 세상은 아름답지만
사랑의 결핍으로 집을 잃어버린 이들이
너무도 많은 이 시대에
우리 모두 뜨거운 신뢰의 벽돌로
사랑과 평화의 집을 짓게 하소서
그 튼튼한 울타리 안에
모든 이를 형제로 불러모으게 하소서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공간은
언제나 거룩한 공간
그것이 곧 교회이며 가정을 이루는 시작임을
기억하게 하소서
그리고 어머니
남북으로 갈라져서
아직도 한가족이 되지 못한
상처투성이의 우리 나라도
하루 속히 평화 안에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전구하여 주소서
살육과 폭력과 전쟁이
다시는 이 땅을
할퀴고 지나가는 일이 없게 하여 주소서
어머니, 당신의 오월이 오면
먼 데까지 날아 가는 아카시아 향기처럼
정결한 기쁨을 가슴에 꽃피우며
우리의 이웃을 만나러 가겠습니다
친척 언니 엘리사벳에게 봉사하러
바쁜 걸음 모으시던 당신을 기억하며
봉사와 겸손이
아름다운 집을 짓겠습니다
ⓒ이해인(수녀)<시간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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