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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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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689 불망(不忘)의 날에
1.
나의 시력(視力)을 앗아간 당신은
무서운 빛입니다.
비밀의 독(毒)을 지닌
안개처럼 왔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성가신 당신
나의 혼(魂)이 사로잡힌
이 불면(不眠)의 밤은
당신 탓입니다.
2..
당신을 위하여 꿈을 버립니다.
당신을 위하여 나를 버립니다.
어두운 벼랑 끝에
투신(投身)하는 나의 별
당신을 보기 위해 눈을 감습니다.
3
굳게 닫힌 내 마음의 빗장을
어떻게 열고 오십니까
나의 허락도 없이
뚜벅두벅 나그네로
빈 방을 채우러 오시는 당신
빗소리에 펄럭이는 촛불 사이로
새벽이 묻어오는 백합 항기 사이로
나를 부르는 당신
4
아직은 보이지 않는 당신 때문에
나는 눈멀어
길을 잃습니다.
생전에 풀지 못할
길고 긴 수수께기의 당신
당신을 향한 불망(不忘)의 날들에
내가 여위어 갑니다.
<내 혼에 불을 놓아 > ⓒ이해인(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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