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수북면 북방처녀들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45 추천 수 0 2018.09.11 09:52:41
.........

l_2016081801002238600186551.jpg
구름이 끼고 까물까물하면 오만 곳의 삭신이 쏙쏙 쏙쏙쏙 쑤신다는 할매들. 날이 이렇게 화창한데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당최 모르겠는 그놈의 삭신. 깻잎 자라는 둔덕 고랑을 예초기로 드르르륵 좀 쳐드렸다. “벨라도 올해는 심도 없고 뻗치요야. 눈까풀이 가마니때기 맹크롬 뚜꾸와진 거 같고 인자 눈감을 날이 가차운갑소.” 잠깐 내려와 지내던 큰아들네가 도로 올라간 뒤, 밭고랑은 풀고랑이 되어버렸다.
“젊어서도 그라고 아프셨소?”

“아따, 애랬을 때는 안 그랬재.” 옛이야기들은 항상 다음 말문을 닫아걸게 만든다.
한참의 정적으로 저녁 어스름이 찾아왔다. 이곳 수북면은 북자가 붙어 당연히 북방처녀들이 살지. 멀리 툰드라 처녀들만 북방처녀가 아니올시다.
“혹시 바람이 거세게 부는 국경 근처를 여행하다 노스컨트리 축제에 들르게 되면 거기 사는 이에게 내 말을 전해주실래요. 그녀는 한때 내가 정말 사랑했던 소녀라고. 혹시 사납게 눈발이 날리고 있거나 여름이 끝나고 강물이 얼 때쯤 가게 되신다면 그녀가 거센 바람을 막아줄 따뜻한 코트나 입고 사는지 봐주실래요. 긴 머리를 여태 땋고 있는지도 내 대신 봐줘요. 머리칼이 가슴 아래로 굽이쳐 흐르는 모습. 그녀의 긴 머리칼은 내가 오래 기억하고 있는 모습이네요. 그녀는 날 기억할지 모르겠어요. 수도 없이 나는 기도했어요. 밤의 어둠 속에서, 또 낮의 밝음 속에서.” 애청곡이자 애창곡인 가수 밥 딜런의 노래 ‘노스컨트리 출신 소녀(Girl From The North Country)’.
세월에 떠밀려온 하모니카 소리 같은 오래 묵은 노래가 이 골목과 마을을 휩싸고 있다. 며칠 전에 이곳에도 유성우가 뿌려졌다. 아타카마 사막의 천문대 말고도 별의 곳곳에서 긴 머리칼을 휘날리고 달려가는 별똥별 처녀들을 보았다. 나도 잠을 안 자고 창문 밖을 내다봤지.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노래를 켜두고서. 소식이 끊긴 이북 땅과 시베리아 고려인 북방처녀들까지 들리도록 크게 더 크게….
임의진 목사·시인 2016.08.17


댓글 '1'

나무

2018.09.11 09:53:10

우리나라는 인자 더 이상 단일민족이 아녀.
시골가봐 초등학교 학생들 삼분지일이 글로벌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922 김남준 이혼을 했어도 김남준 2018-07-12 45
10921 김남준 치우친 일원론주의 file 김남준 2018-07-19 45
10920 김남준 엄격주의적 주일성수 [1] 김남준 2018-08-06 45
» 임의진 [시골편지] 수북면 북방처녀들 file [1] 임의진 2018-09-11 45
10918 김남준 하나님을 의존하도록 창조됨 김남준 2018-10-11 45
10917 김남준 구속의 의미 김남준 2018-10-29 45
10916 김남준 전파하는 선교적 삶 김남준 2018-11-24 45
10915 김남준 자기 만족을 위한 은혜가 아님 김남준 2018-12-13 45
10914 임의진 [시골편지] 태극기 file 임의진 2019-01-29 45
10913 김남준 루터의 발견 김남준 2019-02-18 45
10912 김남준 하나님께서 특별히 아끼시는 족속 김남준 2019-02-18 45
10911 임의진 [시골편지] 백진강 전설 file [1] 임의진 2019-03-10 45
10910 김남준 연약한 예수 안에 있는 구원 김남준 2019-04-22 45
10909 김남준 대속의 진리 김남준 2019-06-18 45
10908 김남준 대속의 방법 김남준 2019-06-19 45
10907 임의진 [시골편지] 하늘 우럭 file 임의진 2019-08-07 45
10906 김남준 매일 새로운 회심의 은혜를 누립니까? 김남준 2019-08-12 45
10905 김남준 자신의 구원을 낙관하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08-12 45
10904 김남준 죄의 유혹을 잘 분별해 거절하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10-22 45
10903 임의진 [시골편지] 거비거비의 프러포즈 file 임의진 2020-05-18 45
10902 이현주 두부 먹으며 이현주 2020-10-05 45
10901 이현주 여기와 거기 이현주 2021-01-22 45
10900 이현주 꿈속과 꿈 밖 이현주 2021-02-17 45
10899 이현주 그 '하나' 이현주 2021-02-17 45
10898 이현주 이참에 이현주 2021-06-09 45
10897 이현주 십자가 아래 여인들(막15:40-41) 이현주 2022-07-18 45
10896 이현주 마땅히 두려워 할 분 (눅12:4-7) 이현주 2022-10-28 45
10895 임의진 [시골편지] 풀냄새 킁킁 file 임의진 2022-12-23 45
10894 이현주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 (요7:53-8:11) 이현주 2023-03-16 45
10893 한희철 다음은 한글이다 한희철 2023-10-12 45
10892 이현주 마지막 경고와 인사말(고후13:1-31) 이현주 2024-01-04 45
10891 이현주 슬픔 이현주 2016-08-03 46
10890 이현주 꽃비 이현주 2017-01-07 46
10889 이현주 유자차를 마신다 이현주 2017-01-24 46
10888 이현주 먹기전에 이현주 2017-02-24 46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