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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다방의 푸른 꿈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55 추천 수 0 2019.07.23 23: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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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란 말 대신에 다방이라고 쓰면 반갑다. 늙다리 옛사람도 아닌데 그러하다. 이난영의 노래 ‘다방의 푸른 꿈’을 틀어놓는다면 금상첨화겠다. 

“내뿜는 담배연기 끝에 희미한 옛 추억이 풀린다. 고요한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가만히 부른다. 그리운 옛날을 부르느나 부르느나. 흘러간 꿈을 찾을 길 없어 연기를 따라 헤매는 마음. 사랑은 가고 추억은 슬퍼 블루스에 나는 운다. 내뿜는 담배연기 끝에 희미한 옛 추억이 풀린다. 조우는 푸른 등불 아래 흘러간 옛사랑이 그립다. 조그만 찻집에서 만나던 그날 밤 목메어 부른다. 그리운 옛날을 부르느나 부르느나. 소리에 실은 장미화러냐. 시들은 사랑 쓸어진 그 밤. 그대는 가고 나 혼자 슬퍼 블루스에 나는 운다….” 

남미에서 가장 이름난 다방을 가봤다. 아르헨티나 하고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를 추다가 구경하다 어찌 저찌 하다가 토르토니(Tortoni)라는 수백년 된 다방에 들어섰다. 가르델의 유성기판 탱고 노래들이 흐르는데, 나는 뜬금없이 이난영의 노래 ‘다방의 푸른 꿈’이나 ‘할빈(하얼빈) 다방’이 듣고 싶었다. 그런 오래되고 센스 있는 다방이 서울이나 울 동네 어디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야흐로 아이스커피의 계절. 걱정하는 척 남 흉이나 보고 앉아 있는 속인들 말고 손해만 보고 사는 맘 착한 친구랑 앉아 수다를 떨고파라. 편하고 순정한 다방이 어디 있나. 

이브 라발리에는 십대 때 파리에 당도한 인기 절정의 여배우였다. 어느 날 갑자기 산속 마을로 숨어버렸다. 동네 병원을 도우며 화장기 하나 없이 지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녀는 튀니지에 찾아가 병자를 돌보기도 했다. 사연을 알게 된 영화계는 안달이 났다. “나는 파리에 돌아가지 않을래요. 파리는 많은 걸 안겨주었지만 행복을 주진 않았어요.” 라발리에는 장미꽃이 만발한 시골 다방에 앉아 시집을 읽고 드뷔시의 ‘달빛’을 들었다. 가장 부자였다가 가장 가난한 재속 수도자가 되었다. 소리에 실은 장미화. 성모 마리아에게 꽃을 바치며.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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