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교회 없는 마을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62 추천 수 0 2020.03.20 22:48:29
.........

l_2019022801002737200221161.jpg

우리 마을엔 다행히도(?) 교회가 없다. 오래전 내가 집을 짓자 교회를 짓는 거 아니냐며 쫓아온 주민이 있었는데, 건설인부들과 막걸리를 나눠 마시는 걸 보자 안도하며 돌아갔다. 일요일마다 여러 대 교회 승합차가 와서 주민들을 골라 싣고 간다. 각자 떨어진 교회들로 고고. 가끔 전도를 나오기도 하는데, 전도거절용이나 방어용으로다가 대문에 교회 간판을 하나 붙여버릴까 싶기도 해. 대꾸하기도 귀찮고 종파를 설명하기도 머리가 아파서리. 얘기를 나눠보면 백이면 백 붉은 토끼 눈알이 되어 공격적인 말투. 예수를 믿지 않으면 구원받지 못할 거라며 협박하는 부분에서는 진짜 나로 하여금 불쌍한 마음도 드는 표정이었다. 목사라고 안 하고 그냥 촌놈이라고 했던 게 문제. 흐흑.
수염을 기르기 시작한 건 시골 교회로 부임하면서부터였다. 나이가 너무 어려서 할머니 교인들이 꼬맹이 취급할까봐 그랬다. 한번은 문익환 목사님이 내 수염을 근사하다고 칭찬해 주셨는데, 서로 수염을 만져보며 웃었던 기억. 목사님 수염을 만져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궁금하다. 나이가 같아 보여 좋다던 할매들은 내가 수염이라도 밀면 코털이라도 빨리 기르라고 나무라셨다. 비슷한 얼굴을 하고 비슷한 옷을 걸치고서 알콩달콩 지내다가 훌쩍 길을 떠나왔다.
한 인기 강사가 튀는 옷을 입고 강의를 갔는데, 그곳은 하필 교도소. 재소자들 속에서 튀는 옷이 순간 부끄러웠다고 한다. 소통을 이야기하러 간 강사가 옷부터 소통이 안된 것. ‘그들과 같은 옷을 입어라.’ 마음에 새겼다고 한다. 아버지가 물려준 치렁치렁한 목사 성의가 있었는데, 그런 옷 좋아하는 목사에게 줘버렸다. 치마도 뭣도 아니고 그런 이상한 옷을 걸치고 설교단에 서본 일은 한 번도 없었다. 목사는 제사장이 아니다. 성경 교사일 뿐이다.

태극기집회 분들과 극우 기독교가 만나 흥미로운 미래 정치를 약속하는 마당이다. 소통이 문제인데, ‘소통불가 고집불통 맹신’으로 무장하여 나라를 온통 분란과 불화로 끌고 갈까 염려된다. 일요일마다 마을을 갈라놓듯이 나라를 갈라놓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
임의진 목사·시인
2019.02.2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62 김남준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 김남준 2018-10-16 61
10361 김남준 신자의 영적 성장 김남준 2018-11-16 61
10360 김남준 참 행복에 이르도록 김남준 2018-12-10 61
10359 김남준 잠자던 교회를 깨워 김남준 2019-03-18 61
10358 김남준 영적 어둠 김남준 2019-03-26 61
10357 김남준 하나님이 없어 허한 마음을 죄를 통해 달래려 합니까? 김남준 2019-09-12 61
10356 김남준 진정한 믿음은 포기입니다 김남준 2021-07-09 61
10355 한희철 조율한번 해주세요. 한희철 2022-11-16 61
10354 한희철 구렁덩덩 신선비 한희철 2023-09-29 61
10353 한희철 당신 없이 한희철 2017-01-09 62
10352 이현주 일방통행 file 이현주 2017-01-13 62
10351 이현주 살아있는 통(筒) 이현주 2017-01-17 62
10350 이현주 아침 풍경 이현주 2017-01-24 62
10349 이현주 날된장 이현주 2017-02-18 62
10348 한희철 아무것도 되려하지 않는자 [1] 한희철 2017-03-16 62
10347 김남준 일꾼으로 부르심 김남준 2017-10-06 62
10346 김남준 섬김 김남준 2017-11-04 62
10345 임의진 [시골편지] 버버리 곡꾼 file 임의진 2017-12-27 62
10344 임의진 [시골편지] 선한 미소 file [1] 임의진 2018-10-10 62
10343 김남준 하나님의 성품을 회상함 김남준 2019-01-21 62
10342 김남준 회심의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까? 김남준 2019-07-30 62
10341 김남준 영혼의 싫증을 지성으로 합리화합니까? 김남준 2019-08-27 62
10340 김남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죽으신 첫 번째 이유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입니다 김남중 2020-01-02 62
10339 김남준 그리스도의 피는 구원의 열매를 맺게 하였습니다 김남준 2020-01-22 62
10338 김남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김남준 2020-03-02 62
10337 김남준 밤하늘에 떠 있는 별 김남준 2020-03-15 62
» 임의진 [시골편지] 교회 없는 마을 file 임의진 2020-03-20 62
10335 김남준 영원한 것을 허비하는 어리석음 file 김남준 2020-04-11 62
10334 이현주 하나님의 일 이현주 2020-12-20 62
10333 이현주 돌아감 이현주 2021-04-06 62
10332 이현주 만남 이현주 2021-05-15 62
10331 김남준 믿음은 의존(依存)입니다 김남준 2021-07-09 62
10330 임의진 [시골편지] 소쇄원 달밤 file 임의진 2016-07-30 63
10329 이현주 젖은 산길 이현주 2016-10-23 63
10328 한희철 세월1 한희철 2017-01-01 63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